소통 하나.
우리는 늘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 “엄마 말 들어!”, 아이가 울면 ‘울지마, 뚝!’, 아이가 시끄러우면 “조용히 해”라고만 한다. 왜 우는지, 왜 시끄러웠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한국의 EBS에서 방영되었던 ‘아이의 사생활’이라는 프로그램과 얼마 전 읽은 ‘마주 이야기’라는 교육서를 보면 얼마나 우리가 일방적으로 아이들과 대화하는지 깨닫게 된다.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고 아이에게 말할 수 있게 해야 소통이 가능해진다.
우는 아이를 무조건 혼낼 때와 왜 우는지 묻고 동의해 줄 때 아이의 모습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간단한 실험만으로도 소통의 효과를 금세 알 수 있다.
소통 둘.
“이건 너무 일방적인데…” “이렇게 말하면 생산자의 아나운서지” “소비자가 내 이야기처럼 느낄까?”… 광고를 만들다보면 언제나 오가는 대화들이다. 상품의 장점을 알리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게 광고지만, 그 중심에는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있다.
광고의 메시지는 소비자의 마음속에 있는 필요와 소통해야 한다. 실패한 광고인지 성공한 광고인지를 따져보려면, 광고를 보고 사람들이 마음을 움직였느냐를 따져보면 된다. “그 광고 재밌더라” “광고는 좋던데, 그 물건은 어때?”의 반응이 나온다든가 광고 패러디가 UCC 동영상으로 인터넷에 올라온다든가 하면 소통이 시작된 것이다.
소통 셋.
소비자 고발센터, 고객 서비스 데스크…들은 무언가에 불만족한 사람들이 찾게 되는 곳이다. 힘 있고 돈 있는 기업은 소비자들을 상대로 이익을 올리면서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지 못해 실수하기도 한다. 작은 예로, 한 고객이 상점에서 구경을 한참 하다가 그냥 나가는 길에 알람이 울렸다. 오해한 상점의 직원은 고객의 가방을 뒤지고, 고객은 모멸감을 느낀다.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는 직원에게 더욱 큰 분노를 느끼는 고객은 관련 당국에 기업을 고발하기에 이른다.
고객이 원한 것은 진심어린 사과와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을 알아주는 것뿐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것을 외면한 대가로 기업은 고객의 마음속에서 지워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기업과 고객 간의 소통은 기업의 성장과 고객의 신뢰를 낳는 힘이다.
소통 넷.
대학생들, 교수들, 종교계, 법조계, 문인들, 영화인, 네티즌까지… 지금 한국에서는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시국선언은 나라가 위기에 처했거나, 나라가 국민의 뜻과 다르게 가고 있다고 보일 때 나온다. 국민들은 권력 앞에서 약자이다. 하지만 소통의 주체이다. 대통령과 위정자들은 국민들과의 소통에서 먼저 성공해야 한다.
소통이 막히고 차단되는 순간, 국민들은 말할 곳, 들어줄 곳을 찾아 분노한다. 광장이 차단되고 촛불을 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소통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거부 의사이다. 그 거부에 대한 대응으로 국민들은 시국선언을 한다.
소통이 없으면 아이와 엄마 사이에도 싸움이 나고, 기업과 고객 사이에도 신뢰가 무너진다. 가정, 일터, 사회 어느 곳도 소통 없이는 온전할 수가 없다. 누구보다 국민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난다.
유정민/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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