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중국이 원자재를 대거 사들이는 바람에 상품가가 많이 올랐다. 그러나 이 중 상당 부분이 중국 내 재고를 늘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철광을 실은 90척 이상의 화물선이 중국 항구 근처에 대기하고 있다. 선박 회사 책임자들에 따르면 항구 창고에 물량이 넘쳐 이를 하역하는데 2주씩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중국 내 철강 생산은 서서히 회복되고 있으며 중국 강철 수출도 미약한 상태다.
“쌀 때 사자” 금속·원유 무더기 구입
“재고 쌓이면 끝” 일시적 현상 시각도
원자재 및 무역 회사 중역들은 중국이 최근 알루미늄에서 구리, 주석, 아연, 콩 등의 상품을 비축해 두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4월부터는 상당량의 원유도 쌓아두고 있다. 중국의 목적은 상품마다 다르다. 중국 회사들은 앞으로 철광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해 미리 이를 대거 구입했다. 중국 정부는 석유와 다른 원광들을 전략적 이유로 비축해 놓고 있다. 알루미늄 등은 가격 하락으로부터 국내 생산 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샀다.
와콩 해상 운송회사의 책임자인 팀 헉슬리는 “중국은 모든 원자재를 엄청난 규모로 사들이고 있다”며 “이것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대량으로 원자재를 사는 바람에 경기 침체와 함께 폭락세로 돌아섰던 상품가는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같은 이유로 이것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무디스 투자 서비스는 아태지역 금속과 광산, 철강회사 향후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보고서를 내놨다. 시드니에 있는 무디스사의 테리 파누스는 “중국의 전략적 비축과 질이 낮은 국내 생산을 양질의 수입 제품으로 대체하는 바람에 많은 금속가격이 올랐지만 이는 미국과 유럽, 일본 경제가 회복되기 전 지속적인 상승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들 경제가 내년까지는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5월 수출이 전년에 비해 26.4% 하락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25.2% 줄고 무역 흑자는 133.9억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스탠다드&푸어 사의 상품 가격 지수인 GSCI는 지난 2월 18일 최저치를 기록한 후 42%나 올랐지만 이는 작년 7월 최고치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제 상품가격을 미리 점치는 가장 좋은 지표는 대형 선박의 하루 운임을 재는 발트해 건자재 지수다. GSCI는 지난 주 계속 올랐지만 같은 기간 이 지수는 20%나 하락했다. 아시아 최대 상품 무역회사인 노블 그룹의 책임자 리처드 엘먼은 운임 요금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일어나 컴퓨터 3대가 놓여 있는 책상으로 가 요금표를 보여줬다.
표에 따르면 현재 하루 운송료는 5만8,000달러지만 내년이나 내후년 요금은 2만4,000달러였다. 앞으로 화물보다 배가 더 많아질 것이란 이야기다. 특히 과거 호시절 주문한 배들이 바다로 나오면 더 그렇다. 그는 향후 2년간 요금을 가리키며 “이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의 새 설탕 공장에서 호주의 탄광에 이르기까지 노블 사는 세계 정역에 걸쳐 상품 거래에 관여하고 있다. 회사 주식은 작년 10월 최저치에서 4배나 올랐다. 엘먼은 중국 경제의 미래나 세계 상품 수요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폈지만 “일부 상품가격은 지나치게 올랐다”고 말했다.
JP 모건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철광 수입은 전년에 비해 33% 늘었다. 원유 수입은 14%, 알루미늄 광석 수입은 16%, 구리 수입은 148%나 뛰었다. 석탄 수입은 전기 회사들이 국내업자들과 가격 협상을 하는 동안 168%나 늘었다.
통계 자료가 별로 없는 중국에서 수입 물품 중 얼마가 비축됐는지를 파악하기는 특히 어렵다. 철강 수요 분석은 해운 회사 중역이나 이를 개발도상국 경기와 자동차 수요 지표로 삼고 있는 경제학자들에게는 큰 관심사다.
인도 철강, 운송, 중공업 회사인 에사 글로벌의 중역인 산제이 메타는 북미 제철소는 50~60%, 중국은 70%, 인도는 100% 공장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인도 경제의 유연성이 상품 수요 증가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세계 경제 전망에는 조심스럽다. 그는 지난 수개월 간의 중국 원자재 구입 중 일부는 지난 가을과 겨울 바닥난 재고를 채우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모두가 소비를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원자재 가격이 2011년까지 지금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등했다. 석유 가는 작년 12월 이후 2배가 됐다. 이 때문에 개스와 디젤 가격이 오르고 있다.
중국에서 건설에 쓰이는 강철 수요는 이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엘먼은 말했다. 지방과 중앙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재용 강철 수요는 정부가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사는데 10억 달러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는데도 회복이 더딘 편이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과 유럽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이유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점치고 있다. 한국 미래 애셋의 수석 국제 전략 분석인 아제이 카푸르는 “상품가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며 “지금보다 가격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운송회사 등 다른 회사 중역들은 이보다 비관적이며 운송료나 상품가에 버블이 끼어 있는 조짐이 있는 것으로 본다. 작년처럼 갑자기 올랐다 폭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콩 대형 운송회사인 타이 총 칭 사의 책임자인 케네스 구는 “건자재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는데 기뻐할 것이 아니라 버블이 다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걱정할 때”라며 “과거 거품처럼 이 또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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