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들의 주류사회 진출은 눈부시다 못해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사, 변호사, 교수, 정치인 등 의학계와 정치계 등으로 집중된 2세들의 주류사회 진출이 최근 들어서는 영화, 음악, 패션 등 문화, 예술계까지 보다 더 광범위해지며 화려해지고 있는 추세다. 그 중에서도 요식 업계는 어찌보면 주류사회의 2세 진출이라는 명제를 논할 때 가장 트렌디하고 시크하기까지 해 보인다. 최근 주류사회에서도 유명 셰프들이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셰프는 또 다른 동경의 대상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한인사회 한식당 프랜차이즈가 활성화 된지 10년도 채 안돼 주류사회 곳곳에 크고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더니 최근엔 주류 언론들도 극찬하는 한인 스타 셰프들이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주류사회에서 확실하게 뜬 스타 셰프 3인의 성공 스토리를 모아봤다.
■ ‘모모후쿠 쌈’ 데이빗 장
쌈으로 세계 최고 명성
오픈 3년도 채 안돼 세계 3대 요리 평가기관인 ‘세계 베스트 레스토랑 50’에 이름을 올린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들)이다.
이 리스트가 발표되기 시작한 2005년이래 장인정신으로 요리를 한다는 일본에서조차도 올해가 돼서야 간신히 레스토랑 한 곳 이름을 올린 이 어려운 바늘구멍을 오픈 3년 만엔 단숨에 뚫은 것이다.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이라 이름 붙여도 어색함이 없는 셈이다. 그렇다고 점잔 빼는 식당도 아닌 이름하여 ‘쌈 집’이다.
한인 2세 데이빗 장(32)씨가 이 리스트에 진입한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쌈’은 이미 뉴욕타임스 등 음식 평론가들이 최근 사랑해 마지않는 식당이다. 뉴욕 프렌치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유명 셰프인 장 조지와 톰 콜리치오 다니엘 밑에서 일하다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파크 하이야트 호텔에서 20년 경력의 장인에게 소바 만드는 법을 전수 받아 2004년 뉴욕으로 돌아 왔다.
그리하여 그의 첫 레스토랑은 모모후쿠 누들 바(Momofuku Noodle Bar). 그해 뉴욕에 폭발적인 라면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레스토랑이기도 하다. 누들 바 인근에 한국의 쌈 요리를 기반으로 한 모모후쿠 쌈 바(Momofuku Ssam Bar)를 오픈했다.
이외에도 그는 쌈집의 유명세를 업고 지난해엔 14명의 소수 고객에게만 매주 다른 코스 메뉴를 맛보이는 레스토랑 모모후쿠 코(Momofuku Ko)를 열어 뉴욕커들의 입을 사로잡기도 했다.
www.momofuku.com
■‘고기 타코’ 로이 최
한국식 타코 인기폭발
한인 스타 셰프 명단에 단연 빠질 수 없는 이름, 바로 고기(Kogi bbq) 로이 최(39) 셰프다. 그는 현재 한국식 고기 타코로 단박에 트렌디 요리의 1번지 LA에서도 확실히 떴다. 아니 떴다는 말이 부족할 만큼 그는 최근 LA 요식계의 확실한 ‘핫 아이콘’이 돼버렸다.
한국 갈비와 돼지불고기를 이용, 타코를 만든다는 이 유쾌, 상쾌하면서도 그 이면 나름 발칙한 상상은 로이씨의 가슴에서 머리로 옮겨져 일사천리로 다시 손끝에서 현실로 이뤄졌다.
법대를 다니던 20대 중반의 로이씨는 1년만에 법대 문을 박차고 나와, 요리사를 꿈꾸며 뉴욕으로 날아가 CIA에서 2년간 공부한다. 졸업 후 팜데저트, 레익 타호를 거쳐 베벌리힐스 힐튼 호텔까지 일사천리로 잘 나가는 셰프로 이력을 쌓았다.
그러다 그의 친구들과 의기투합 한국식 고기를 타코에 얹어 한국식 길거리 음식 문화를 전파해 보자는 일념으로 오늘에 이른 것이다.
현재 그는 하루 16시간을 주방에서 일한다. 오전 8시에 출근해 장을 보고, 식료품을 주문하고, 음식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요리에 들어간다. 고기 팀이 팔아치우는 타코는 하루 2,000여개. 하루 평균 갈비 400여파운드가 동이 나고 30파운드짜리 고추장 한 통으로 이틀을 못 버티기 일쑤. 이 정도면 음식 갑부가 아닐까 싶지만 그는 손사래부터 친다. 아직은 사업을 늘려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한국 방문 때 그가 느꼈던 길거리 음식의 친숙함과 친근함으로 LA에 새로운 트렌드로 만들어 가고 싶단다. kogibbq.com
■ 파더스 오피스’ 상 윤
펍+레스토랑 승승장구
요즘 요식업계 트렌드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고 즐기는 ‘서민음식’을 ‘럭서리’하게 만드는 것이다. 패션으로 치자면 ‘럭서리 캐주얼’ 컨셉쯤으로 해두면 될 듯 싶다.
파더스 오피스(Fathers Office) 상 윤(39) 대표, LA 요식업계 럭서리 캐주얼을 이끌고 있는 대표주자 중 한명이며 요식업계가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스타 셰프 중 한 명이다.
2000년 샌타모니카에 유럽식 펍 문화와 캐주얼 레스토랑 컨셉을 연결한 파더스 오피스를 오픈, 12달러짜리 햄버거를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가격이 ‘쎈’ 이 금테 두른 햄버거는 그러나 맛본 이들은 단박에 단골이 돼 레스토랑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파더스 오피스는 승승장구 끝 지난해 컬버시티에도 2호점을 오픈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파더스 오피스가 급성장을 한데에는 펍에서 맛볼 수 있는 그저 그런 안주로서의 요리가 아닌 세계 각국의 고급 생맥주에 어울리는 고급 메뉴를 선보여 펍 문화를 즐기는 젊은 층을 공략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한국 출생인 1.5세 상 윤씨는 유럽과 미국 등 유명 식당과 스타 셰프에게 사사 받은 뒤 LA 유명 고급 레스토랑 ‘마이클스’에서 수석 요리사로 일하기도 했다.
현재 요식업계의 수퍼스타라는 닉네임으로 통하는 윤 대표는 단순히 요리만을 잘 하는 것이 아닌 트렌드 흐름을 재빠르게 읽어내고 철저한 경영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www.fathersoffice.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