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삶의 사람들
릴리하의 한인양로원에 가면, 기둥마다 성경 구절이 정갈하게 쓰인 팻말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김 여호수아라는 분의 작품이다. 그 분은 2003년 9월부터 매주일 양로원에 와서 예배를 인도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살려 팻말을 만들고 그 위에 성경구절을 써서 기증한다. 짙은 밤색의 팻말에 하얀 붓글씨 작품이다.
미용사 원향자씨는 2007년까지 15년을 넘도록 매달 양로원 노인들의 머리를 다듬어 드렸다. 관절염으로 일을 할 수 없을 때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봉사하였다. 2007년부터는 황수오씨와 김미형씨가 같은 일로 봉사하고 있다.
한인조리사협회는 2007년 7월부터 매달 둘째 화요일 저녁을 준비해 드리고 있다. 모든 음식을 만들어 오고, 갈비는 즉석에서 구워 식사 대접을 한다. 이를 위해 갈비 굽는 그릴까지 마련해 주었다. 그 외에 매달 빠지지 않고 간식을 준비하는 그룹, 또 여흥을 맡아 주는 그룹도 있다.
어머니날이나 추수감사절, 또 성탄절 등 명절에 선물을 가지고 오는 여러 단체외에, 이렇게 꾸준히 재능과 시간과 물질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서 한인양로원의 살림은 풍요롭다.
흔히들 ‘베풀고 살자’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베푼다’는 말에는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자가 없는 자를, 혹은 권력이 있는 자가 없는 자를 동정하여 주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반면에 ‘나눈다’라는 말은 없는 가운데서도 받은 축복을 함께 한다는 것으로 우열의 뜻이 덜 한 것 같다.
모국의 동포가 홍수나 기근에 허덕인다는 소식에 100여년전 하와이 이민자들은 그 없는 살림에서 기금을 모아 보내곤 하였다.
임영신 여사가 1937년에 중앙보육원 (현 중앙대학교) 설립을 위해 본토에서 $15,000을 마련하고 하와이에 들렸을 때 하와이 한인들도 $4,200을 마련하여 주었다,
이민자들의 생활이 넉넉했을 리가 없지만, 그들은 도와야 한다는 믿음 속에 살았다. 그들은 ‘베푼다’는 말을 알지도 못했고, 쓰지도 않았다.
조국의 국권회복에만 힘쓴 것이 아니라, 조국 동포의 생활과 교육까지도 염려한 이민 선조들이다. 그들은 이민자의 빈곤 속에서 나눔의 기쁨을 살아간 부자들이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이들이 나누며 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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