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애쉬캔 아트 스튜디오 원장
이번 주부터 미술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위한 진로 연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그 시작으로 가구 디자이너로서의 길을 짤막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좋은 디자인을 소비하는 순간 사람들은 과거의 불편함을 깨닫게 되고, 결국 삶 전반에 의문을 던지게 됩니다. 그래서 기능적이면서도 미학적인 디자인은 인간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혀주지요. 현재 사색적인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는 가구 디자이너 권재민의 말처럼, 가구 디자인은 인간의 삶에 대한 풍요로운 질적 욕구를 편리한 기능을 겸비한 도구로서 만족시켜주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유명 건축가들(르 코르뷔제(Le Corbusier), 또는 미스 반 데 로에 (Mies Van Der Rohe)) 중에 많은 수가 그들이 디자인 하는 건물을 위한 가구 디자인으로도 대단한 명성을 얻은 점을 보면, 3차원 공간과의 조율이 실 생활에 사용될 가구를 디자인하는데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일례일 것입니다.
그리하여 가구 디자이너는 단순히 상품을 독립적 개체로 만들기 보다는 그것이 어떻게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지, 또 인간의 생활습관과 체형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얼마 전 브루클린에 위치한 Pratt 대학에서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한 제자가 제게 이런 부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임신부를 위한 의자를 제작 중인데 임신 경험이 있었던 저의 아내와 인터뷰를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것이었죠. 가구 디자이너를 비롯한 제품 디자이너들은 작품 컨셉과 아이디어를 위해 직접 관련 인물을 찾고 그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있고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시장조사와 자료조사 또한 필요로 합니다.
단순히 떠오르는 영감으로 뭔가 쓸 만하다 싶을 만 한 것을 뚝딱 만들어내는 것이 가구 디자이너의 일이 결코 아님을 소비자로서도 알 필요가 있다고 느껴집니다. 맨하탄에 위치한 저희 Studio 건너편에는 세계유명 가구, 조명을 전시 판매하는 곳이 있습니다. 쇼케이스에 진열된 심플한 모던스타일의 탁자 또는 의자 한 개의 가격이 수천 수만달러 대를 웃도는 것이 보통입니다. 작가정신이 깃들여져 있는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서, 그 제품에 디자이너의 명성과 가치가 몇 배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많은 가구디자이너들이 제품(가구)디자인이나 산업디자인 전공이 아닌 회화작가(권재민)나 조각가(이사무 노구치(Noguchi, Isamu))의 이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가구 디자인이 예술 작품으로서도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구 디자이너는 하나의 제품이 나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을(제품 컨셉잡기- 시장조사-자료조사-인터뷰-제품 스케치-도면 그리기-작품 제작과정-제품검수 등) 일일이 체크하고 끊임없이 확인해야 합니다. 좋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사교성이 좋아야 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동 작업을 진행할 때 의견 충돌 시 조율하고 설득하는 능력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구에 대한 열정과 관심과 애착입니다. 다른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을 꾸준히 찾아 스스로 평가해 보고 배울 점을 찾는 일 또한 중요합니다. 제품의 기능성과 사용된 재료의 재질과의 긴밀한 연계성을 찾고, 작품이 주는 고유한 느낌과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디자이너와 ‘통한’것이라 말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음 칼럼에서는 장난감 디자이너의 길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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