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탠 로드와 달맞이 고개
지난 4월 10일 부산 해운대구청이 <문탠 로드 주차장>을 개장하였다.
‘로드’와 ‘주차’라는 단어로 길과 자동차와 관련된 것이라고 짐작하였지만, 도대체 ‘문탠’이 무슨 뜻인지 짐작할 수 없었다. 동네 가게 주인아줌마에게 물어도 답을 얻을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언덕 길 이름이 <달맞이 고개>라는 것을 아는 것과 동시에 문탠이 moon tan 이라는 영어 단어라는 것을 알고 한바탕 웃었다. 해운대구청이 이름 짓기 대회를 열고 썬 탠 (sun tan)을 흉내 낸 이 이름을 뽑았단다. 한국의 창작 영어라고 하는데, <달맞이 고개>가 어때서 <문탠 로드>일까?
서울의 아파트 이름 중 <푸르지오>라는 예쁜 이름이 있는데, 꼭 영어로 prugio라고 함께 쓴다. 이것이 창작 영어인지, 창작 이태리어인지 모르겠다. 왜 prugio라는 알파벳을 부쳐야 하는지?
이제 한국인의 영어 수준이 영어 단어까지 새로 만들어 내도록 되었다는 것이다. 귀엽게 봐주자고?
한국인의 영어 수준과 관련하여 미 본토로 이민간 50대 후반 부부 얘기가 생각난다.
이들이 로스앤젤러스 부근으로 이민을 갔는데, 궁리 끝에 흑인 동네에 가게를 인수하였다. 부인이 열심히 영어를 배우려 하였으나, 결국은 “땡큐, 플리스 캄 어게인” 밖에 할 수 없었다. 열심히 가게를 운영하면서, 손님들이 나갈 때 마다 “땡큐, 플리스 캄 어게인”을 반복하였다. 손님들이 늘어가고 가게는 그럭저럭 잘 운영되었다. 어느 날 밤 흑인 강도가 들어와서 총을 내밀었다. 부인은 살려만 달라면서 현찰기를 열어 그 날 번 돈을 다 내주고 말았다.
강도가 돈을 들고 나가는데 부인은 버릇대로 “땡큐, 플리스 캄 어게인”을 외치고, 죽지 않은 것만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한 주일 후 그 강도가 다시 나타났다. 깜짝 놀란 부인은 두 손을 비비면서, 살려달라는 시늉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강도는 웃으면서 가게 문 옆에 서 있기만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강도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자기 보고 또 오라고 한 사람은 이 부인밖에 없었기에 너무 감동하여, 자진해서 그 가게 보초를 서주기로 한 것이었다. 물론 그 후에 어느 누구도 그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거나, 강도짓을 못했다.
미국 땅에 살면서 미국인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 단어를 창작하기 보다는 차라리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땡큐, 플리스 캄 어게인”을 외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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