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경기침체로 인한 최악의 실업난 속에 경찰과 대체교사 직종에 까지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해고와 감원사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업무의 과중이나 직업의 안정성 등을 따져가며 직장을 구할 상황이 아닌 판단인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작년말 3천명의 수사요원 및 직원을 채용키로 하고 공모에 들어간 연방수사국(FBI)으로 사상 최대인 22만7천여명이 몰려 75대1의 경쟁율을 보였다.
지원자 중에는 회계사, 퇴역군인, 대학원 졸업자 등 과거에도 많이 응모했던 구직자들 외에 컴퓨터, 금융전문가 등 특수 경력자들도 많았고, 워싱턴에서 주방장을 했던 사람과 프로 풋볼선수까지 지원했다.
헤럴드 헐트 휴스턴 경찰국장은 오랜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최근 기업들의 감원사태로 퇴직한 사람들이 많다면서 경찰업무는 팀 플레이가 중요한데 이를 이해할수 있는 분들이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FBI 직원 채용을 총괄중인 그웬달린 허버드는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뽑는 직종은 연봉 3만5천-15만3천달러에 의료보험과 퇴직연금을 받을수 있다면서 직업의 안정성과 각종 혜택때문에 지원자들이 몰린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규 교사들의 결혼이나 휴가에 따른 공백을 메꾸는 대체교사직에도 박봉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미국내 3대 교구인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교구의 경우 지원자가 넘쳐 더이상 접수를 받지 않을 정도.
시카고 교구는 대체교사 지원자가 7천명이 넘어서자 지원자들을 돌려보내고 있고, 뉴욕 교구도 지원자가 몰리자 작년 10월에 접수를 조기에 마감한 상태. 로스앤젤레스교구는 재정난 등으로 교사 고용을 동결하고, 향후에 있을 일부 교사의 해고 등에 대비한다는 방침에 따라 대체교사직 채용규모 자체가 줄었다.
미국 전역에서 실업율이 가장 높은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 교구의 경우 대체교사 지원자가 20% 증가했는데 대부분 이 지역 `빅3’ 자동차 회사 출신들. 하지만 이 교구가 필요로 하는 대체교사는 이중언어 전공자여서 채용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상황.
대체교사직에는 유명한 오토바이 제조회사인 할리-데이비슨의 재무담당 매니저에서 부터 도산한 금융회사의 부사장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지원했다.
전미교육위원회협회의 앤 브라이언트 대표는 경기침체로 교육위원회가 최대의 고용주가 되는 상황이 되면서 많은 기업에서 해고된 분들이 대체교사직을 지원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침체로 인해 주택 모기지를 내지못해 은행에 차압된 주택이 급증하면서 이 주택들을 청소하는 직종 등 불황기에 새로운 직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애틀랜타 지역에서 차압주택 청소업을 하는 톰 노마일은 차압주택을 청소해 달라는 요청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면서 남의 불행에 따라 득을 보는것 같지만 어쩔수 없는것 아니냐고 말했다.
경기침체에 따라 빛을 보는 직종에는 이사업자, 파산전문 변호사, 미불대금 회수업자 등도 있다. 또 가계파산으로 그동안 장롱속에 보관해온 금반지 등을 내다파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보석 감정업종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는 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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