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철수·유학 중단
IMF 직후 11년 전 수준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추세라면 지난 1997년 한국의 IMF당시 기록했던 1,800원대 까지도 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환율은 지난 일주일 사이 150원 폭등하며 27일 1,534원까지 치솟았다. 1,534원은 IMF 직후인 지난 1998년 3월12일(1546.0원) 이후 11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이 오르면서 한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말 한 IT업체의 미국지사 설립을 위해 LA에 온 김모씨는 최근 본사로부터 철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김씨는 “3개월간의 협의 끝에 미국측 파트너와 사업개시 시점을 잡고 있던 중 본사로부터 자금 부담으로 인해 철수 통보를 받았다”며 “올해 초 타고 다니던 업무용 자동차까지 팔며 지사설립에 매진했지만 결국 빈손으로 돌아가게 됐다”며 답답해했다.
이밖에 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최씨는 지난해 결혼하면서 부모님으로 받은 목돈으로 주택을 구입했는데 갑자기 환율이 폭등하면서 한국으로부터의 송금이 끊기고 학교의 긴축으로 장학금까지 없어져 학업마저 중단해야 할 지경이다. 최씨는 “그동안 한국에서 보내오는 생활비의 3분의1이 줄어버려 학비와 생활비를 쓰고 나니 주택융자를 갚을 돈이 없어졌다”며 “결국 집을 던져야 할 처지”라고 답답해했다.
한국으로 각종 상품을 수출하는 무역업들의 이중고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환율이 갑자기 오르며 미국산 제품에 대한 한국 내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어 신규 주문이 완전 중단됐으며 이미 주문한 물량까지 취소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며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수입업자들도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들이 환율 변동으로 인한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난감한 입장이다.
식품 수입업에 종사하는 한인 박모씨는 “환율 상승으로 한국 내 식품 원자재 값이 크게 올라 수출 단가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사실상 수입업자들은 환율로 인한 이익이 거의 없는 실정인데 환차익이 클 것이라는 추측 때문에 판매가격 인하 압박을 많이 느끼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심민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