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로부터 구제금융(TARP)을 받은 20개 대형 은행들이 지난해 4·4분기에 가계와 기업 대출을 소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재무부가 17일 발표한 월례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모기지와 기업 대출 규모는 중간치 기준으로 1% 가량 감소한 반면 신용카드 대출 규모는 중간치 기준으로 2%가량 증가했다.
재무부 보고서는 지난해 4분기에 경기침체로 인한 대출 수요가 줄고 부실대출 증가에 따라 기준은 강화된 것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시기적으로는 은행들이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는 신규 대출이 저조했으나 모기지 금리 하락 등에 힘입어 11월부터 12월에는 신규 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개 대형 은행들은 지난해 4분기에 신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19% 줄였으나 대출 연장은 55%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부의 이번 보고서는 구제금융이 당초 기대와 달리 은행의 대출을 늘리는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은행들에 대한 비난 여론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재무부는 그러나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서 은행들이 구제금융 지원이 없었다면 신규 대출은 훨씬 더 감소했을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대출이 다소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초 발표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분기별 서베이에서도 근 60%의 은행들이 지난해 4·4분기에 신용카드와 기타 소비자 대출 기준을 강화한 것으로 응답한 바 있다.
재무부의 이번 보고서는 은행들이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았음에도 정작 대출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적인 여론이 제기되면서, 구제금융을 가장 많이 받은 20대 은행들에 대해 분기별로 대출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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