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나달
호주오픈 결승
’드림 파이널’
‘황제의 귀환이냐, 새 황제의 등극이냐’
세계 남자테니스의 양웅이 다시 한 번 그랜드슬램 결승에서 맞붙는다. 오는 1일 새벽 0시30분(LA시간, TV-ESPN2) 호주 멜버른팍에서 벌어지는 세계 1위 라파엘 나달과 2위 로저 페더러의 남자단식 결승 경기는 그야말로 테니스계의 운명을 뒤흔들 일전으로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004년 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무려 237주동안 연속으로 세계 1위로 군림하며 경쟁자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다가 지난해 ‘클레이코트의 제왕’ 나달에게 밀려 2인자로 추락한 페더러의 정상 복귀가 가능할 것인지를 점쳐볼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다. 또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페더러는 생애 통산 14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내 피트 샘프라스의 역대 최다기록과 타이를 이루게 되는 역사적인 의미도 걸려 있다.
이들의 맞대결은 지난해 윔블던 결승이후 7개월만에 성사된 빅카드다. 클레이코트에선 압도적인 우세를 지켜왔지만 그 외 하드코트와 잔디코트에선 페더러에 밀려 2인자에 머물러 있는 나달은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페더러와 충돌, 무려 4시간48분에 걸친 ‘용호상박’ 혈투 끝에 세트스코어 3-2(6-4, 6-4, 6-7<5>, 6-7<8>, 9-7)로 승리하고 프렌치오픈이 아닌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 윔블던 결승매치는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매치이자 명승부였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 패배 이후 페더러는 급격하게 천하무적의 이미지를 잃고 부진의 늪에 빠졌고 결국 한 달 뒤 ‘언터처블’로 여겨졌던 1위 자리마저 나달에 내주고 말았다.
그런 면에서 나달과 만나는 이번 결승전의 의미는 나달보다 페더러에게 좀 더 중요하다. 완연한 하강세에 제동을 걸고 아직 세계 최강의 자리를 놓고 다툴 수 있느냐 여부가 이 경기 결과에 달려 있는 것이다. 만약 페더러가 이긴다면 그는 다시 나달과 최소한 양웅시대를 이어가며 정상을 다툴 수 있지만 만약 진다면 완전한 2인자로 밀려날 것이다. 그로선 황제로선 살아남느냐 여부가 걸려있는 일전이다.
하지만 나달로서도 결코 승부를 양보할 입장이 아니다. 이미 5번이나 그랜드슬램 정상에 올랐지만 첫 4개는 그의 전문인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렌치오픈 타이틀이었기에 지난해 윔블던 우승이 없었다면 아직도 ‘반쪽 황제’ 자리를 면치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드디어 진정한 최강자로 인정받을 발판을 마련한 가운데 이번에 하드코트대회인 호주오픈 타이틀을 추가한다면 나달은 명실상부한 일인자가 될 것이다. 그를 현 세계 최강으로 인정하면서도 아직까지 ‘황제’ 칭호를 붙여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번 대회 우승은 진정한 새 황제 등극을 의미하기에 결코 양보할 수 없다,
지금까지 둘 간의 상대전적에서는 나달이 12승6패로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18차례 대결 중 나달이 절대 우세를 보이고 있는 클레이코트 격돌이 10번(나달 9승1패)이나 됐기에 실제보다 더 일방적인 수치가 나온 것이다. 이번 호주오픈과 같은 하드코트에선 5번 싸워 페더러가 3승2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이고 있고 나머지 3번의 잔디코트(윔블던) 대결선 페더러가 2승1패로 역시 근소하게 앞서있다. 결국 클레이코트를 떠나면 페더러가 5승3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셈. 이 두 선수가 호주오픈에서 만나기는 이번이 처음이고 그랜드슬램 결승 격돌은 7번째인데 지금까지 결승대결 결과는 4승2패로 나달이 앞서 있다.
<김동우 기자>
로저 페더러는 라파엘 나달과의 결승전에서 ‘황제의 귀환’을 꿈꾸고 있다.
5시간 14분의 혈투 끝에 페르난도 베르다스코를 따돌리고 결승에 오른 라파엘 나달이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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