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업계에도 불황이 덮쳤다. 예전에는 품질은 나빠도 값이 싸니 밑져봤다 본전이란 생각에 짝퉁을 찾는 소비자들이 제법 있었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1달러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고 그런 여유 아닌 여유조차 꺼려한다. 소수계 언론연합 뉴 아메리카 미디어(New America Media)가 ‘지하경제’ 시리즈의 일환으로 최근 게재한 이스트베이 찰스 존스씨의 체험적 기고문을 옮겨 싣는다. <편집자 주>
우리가 할러데이 무드에 젖어 샤핑을 하고 돈을 쓰고 웃음과 사랑을 나누고 선물을 주고받을 때, 에드하우디 짝퉁셔츠나마 잃지않으려고 할러데이 시즌내내 동분서주한 이들이 있었다.
다정한 이웃 짝퉁업자, 5년 전 그는 음악업계의 독초정도였다. 이제 그는 음지업계의 최대 마당발 대열에 들었다. 집에서 구운 음악CD를 팔아서는 더 이상 생계를 유지할 수 없거나 그 일에 만족하지못한 나머지, 그는 비즈니스를 확장했다. CD와 DVD에서 옷가지와 비디오게임까지 모든 것을 취급하는 박물장수가 됐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조카들을 위해 막판에 초치기 샤핑을 하면서 나와 누이는 집 근처 오클랜드 락리지 샤핑센터의 한 비디오게임샵에서 신형 닌텐도 게임보이 카트리지가 가득 든 샤핑백을 팔려는 어떤 남자를 지켜봤다.
나는 그게 게임보이를 갖고 있는 두아들 녀석들에게 멋진 성탄선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 친구와 흥정을 시도했다. 20달러에 6개를 줄 수 없냐고 물었더니 그는 1개당 최소 5달러는 받아야 한다며 거절했다. 10달러를 더 주자니 내키지 않았다. 그럼 카운터에 가서 잘팔아보라며 나와 누이는 그 다음 5분동안 아무 내색도 하지 않은 채 그의 애를 태웠다.
일이 정말 재미있게 꼬였다. 점원은 한 개도 사지 않고 그에게 가방을 되돌려줬다. 어 그래 좋아요. 그는 심드렁한 표정으로말했다. 이게 뭐 도움이 될 수는 없겠죠, 전부 다 짝퉁이니까. 마침내 그 친구는 정체를 드러냈다. 나는 그가 마이크로칩제조에 어떤 연관이라도 있을까 심히 의아했다. 그게 짝퉁이란 걸 몰랐다면 혹은 장물이라면, 그 친구 역시 피해자 아닐까.
그러나 그로부터 엉터리 짝퉁게임을 거의 샀을 즈음엔 동정심이라곤 들지 않았다. 나는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다. 짝퉁물건들은 싼만큼 (대개) 품질이 엉망진창 아니던가.
2008년 5월, 거리밸류로 따져 수백만달러 상당 짝퉁지갑 화물이 오클랜드항에서 압수됐다. 그 뒤 10월에는 ATF(주류/담배/화기 관리국) 요원들이 오클랜드 일원 구멍가게와 힙합의류점들을 덮쳐 나이키 에어조단 베이프어패럴 등 라벨이 붙은 짝퉁제품들을 몽땅 압수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11월에는 또다른 화물이 오클랜드항에서 압수됐는데, 거기에는 20여만달러 상당의 짝퉁 나이키 신발들이 들어 있었다.
이같은 기습단속은 노점의 짝퉁값을 즉각 상승시킨다. 그렇게 튄 값을 주고 짝퉁지갑이나 짝퉁신발을 산다는 건 그야말로 미친 짓이라고 할 정도일 경우도 있다.
’값비싼 짝퉁’의 품질이 더 나은 건 결코 아니다. 작년 여름에 오클랜드의 레이니 칼리지 플리마켓에서 벤더들은 보통 에어포스원 짝퉁신발을 세 켤레에 100달러밖에 안될 정도로 싸게 팔았다. 그런데 12월 중순에 한 플리마켓에 들렀더니 벤더들은 한달만 신어도 찢어지기 십상인 그 신발들을 1켤레에 45달러나 받으려 했다.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짝퉁 비즈니스가 갑자기 과거지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속당국이 아니라 자유시장에 의해 밀려나고 있다.
예컨대, 음악 불법복제 업자들은 5년 전만 해도 감시의 대상이자 공분의 대상이었다. 그들은 합법적 음반산업을 죽이는 이들로 취급됐다. 그러나 mp3 플레이어를 구하기 쉬워짐에 따라 사람들은 더 이상 불법복제 업자들에 의존하지 않게 됐고, 결국 그들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짝퉁CD 판매수익은 75%나 감소했다. 그걸 팔아서는 가족을 먹여살릴 수 없게 됐다.
때문에 그들은 ‘풀이 보다 많은 초지’로 이동했다. 불황이 닥치면 사람들은 오히려 최상의 가격, 최적의 물건, 최고의 품질, 최상의 브랜드에 기댄다. 종전보다 더 발품을 팔아가며 돈쓰는 것을 꺼려하는 것이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짝퉁게임에 가장 큰 위험인 듯하다.
<출처: 뉴 아메리카 미디어(www.newamericamedi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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