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정보
로봇이 빨래도 접고, 가구 위에 앉은 먼지를 터는 등 집안일도 할 날은 아직 멀었고 아이들을 돌봐줄 수도 없지만 최근 몇년간 눈부시게 발달한 기술 덕분에 아이들이 로봇을 조립할 수는 있게 됐다.
현재 시중에는 각기 다른 연령과 가격을 만족시킬 다양한 조립용구들이 나와 있어 어린아이들이 개구리, 오랑우탄은 물론 기계 인간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로봇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연령·가격대별 선택 폭 넓어져
전통적 ‘레고’부터 수백달러 제품까지 다양
개구리부터 기계인간까지 만들 수 있어
코네티컷주 리지필드에서 발행되는 잡지 ‘로봇’의 편집장인 탐 앳우드는 새로 나온 값싼 센서들 덕분에 들을 수도 있고 볼 수도 있으며 만질 수도 있는 로봇의 조립이 가능해졌다고 말한다. “로봇 조립 키트의 숫자는 항상 증가하고 있고, 기술도 계속 세련되고 있습니다”
“로봇 장난감도 많지만 키트를 가지고 로봇을 조립할 때 가장 교육적인 체험을 하는 것 같다”고 일본 장난감 회사의 자문으로 일하면서 www.이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렘 퓨짓은 말한다. 이미 만들어진 로봇은 구입해서는 흥분하여 갖고 놀지만 한두 시간 지나면 지루해져 벽장 속에 처박히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로봇 관련 제품 구입 시 부모가 바라는 것은 아이가 관심을 갖고 적극 관여하여 동기와 성취감을 느껴서 ‘이것 보세요, 제가 만들었어요’라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로봇 조립 키트 중 일반 소비자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레고’다. ‘레고’사는 10년 전에 ‘마인드스톰’ 키트를 내놓고 2년 전에는 로봇의 뇌 역할을 하는 미니 컴퓨터라 할 NXT 브릭으로 ‘마인트스톰’을 혁신시켰다. 10세 이상 아동층을 겨냥한 ‘마인드스톰’ 키트의 가격은 250달러 정도로 NXT 브릭과 577개의 레고, 3개의 모터, 4개의 센서 및 컴퓨터로 로봇을 프로그램하기 위한 USB와 블루투스 연결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마인드스톰’으로 어떻게 로봇을 만들지를 안내하는 책들도 여럿 있는데 그 중에는 이 조립 키트에 대한 블로그를 쓰는 그룹인 NXT STEP에서 나온 것도 두개가 있다. 최신작인 ‘레고 마인드스톰 NXT 아이디어 북: 디자인, 인벤트, 빌드’에는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는 로봇인 ‘캔디피커’, 암호 카드를 이용해 로봇을 잠갔다 풀었다 하는 ‘로보록’, 소형 건설용 적하기인 ‘밥봇’을 조립하는 방법이 기술되어 있다.
코네티컷주 인필드 소재 ‘레고 시스템스’의 브랜드 관계 담당 디렉터인 마이클 맥낼리에 따르면 ‘레고’ 같은 회사에서 혁신적인 테크놀로지를 기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아이들은 수십년 동안 플래스틱 ‘레고’ 브릭을 가지고 공상 속의 로봇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마침내 MIT의 ‘미디어랩’과 제휴하여 ‘마인드스톰’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로봇 조립 키트는 130만개 이상 팔려나갔다.
어려서 갖고 놀던 ‘레고’ 때문에 아이들이 쉽게 친숙해지는 ‘마이드스톰’ 키트는 학교들도 많이 이용, 이것을 가지고 로봇 만들기 경연대회를 열기도 한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칼스 일렉트로닉스’라는 매장을 운영하며 온라인으로도 판매하는 폴 피오렐로는 올해 이 키트의 매출이 51% 증가했다고 말했다.
로봇 조립 키트는 가격도 난이도도 다양하다. 최고급에 가까운 ‘바이올로이드 엑스퍼트’는 3,500달러나 하는데 대학의 로봇 공학 클래스에서 인기다. 싼 것으로는 적외선으로 원격 조종하는 탱크인 33달러짜리 ‘타이탄 탱크’도 있고, 소형 태양열 레이스 카를 조립하는 키트는 9달러 정도면 살 수 있다.
로봇 조립 키트를 구입하려면 취미용품 판매점 점원과 상의하거나 온라인으로 연구를 해서라도 자신이 구입하는 물건에 대해 확실히 알아야 한다. 간혹 인두로 납땜을 해야만 하는 키트들도 있기 때문이다.
키트를 이용한 로봇 조립은 구식이지만 하이텍 세상에서도 쓸모있는 기술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준다고 피오렐로는 말한다. “드라이버로 나사를 돌릴 줄도 모르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바로 그런 기술이 잊혀지지 않도록 해주지요”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로봇 조립 키트 어떤 걸 고를까
이 글에 언급된 전문가들은 다양한 로봇 조립 키트 중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회사 제품을 권했다.
▲OWI ROBOTS: OWI에서 나오는 로봇 조립 키트는 30~40가지나 되며 가격은 12~80달러다. 메뚜기, 개구리, 오랑우탄, 투구벌레 등 기발한 것도 많다. 만드는데 5분 걸리는 것도 있지만 4시간짜리도 있으며 안내서가 훌륭하다.
▲ROBOTIS: 이 회사 제품인 ‘바이올로이드’ 로봇들은 350달러짜리부터 있으며 850달러짜리 사람 같은 로봇은 걷기도 하고 프로그램된 임무를 수행한다.
▲VEX ROBOTICS: 경연대회를 통해 학교로 파고 든 ‘벡스’사의 제품들은 중학교 이상 학생들에게 어울리며 가격은 75달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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