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뉴스 중에 ‘CNN 영웅들’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일주일에 한번 방영 되는데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보통사람들의 선행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감동을 주는 스토리들이다. 이 평범한 영웅들 중 뛰어난 봉사자 및 선행자 10명을 뽑아 표창하는 행사가 지난 주말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헐리웃의 코닥극장에서 펼쳐졌다.
선행의 주인공들은 지역 시청자들이 추천한 사람들로 올해는 75개국에서 3,700명이 심사의 대상에 올랐다. 10명 개인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2만5,000달러, 그중에서도 ‘감동 중의 감동’으로 간주되는 최고선행자 1명에게는 10만달러가 전해진다. 심사위는 남아공의 투투 대주교. 요르단의 라니아 왕비,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 농구선수 매직 존슨, 그리고 유명한 의사, 과학자등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최고 봉사자로 뽑힌 영웅은 리즈 매카트니. 카트리나 태풍피해를 도우러 워싱턴에서 뉴올리언스로 왔다가 집 없는 주민들의 딱한 사정을 보고 직장도 그만둔채 목수 일을 배운 후 망치와 톱을 들고 수재민들의 집을 고쳐주고 있는 여성이다. 상을 받은 10명중에는 홍수, 폭풍 등 재난만 발생하면 불도저를 몰고가 마을을 청소하고 길을 닦는 사람도 있었고 홈리스들에게 운동화와 러닝 팬츠를 무료로 공급한 후 조깅을 함께하는 젊은 여성도 있 었다.
또한 AIDS로 14명의 친척을 잃은 아프리카 여성이 현지에서 어린이들에게 AIDS 예방활동을 펴는 내용도 있었고 형기를 마치고 석방된 어떤 여성이 죄수들과 그의 가족들의 안부 인사를 동영상으로 담아 양쪽에 전하는 것도 있었다.
이 10명중에 끼지는 못했지만 가슴 뭉클한 감격을 준 봉사자도 많았다. 타코마의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이름도 모르는 손님에게 신장을 기증한 후 “인생은 짧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죽기 전에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자신의 신체일부를 모르는 사람에게 조건 없이 떼어준다는 것은 용기 있는 사람이다.
이런 할아버지도 있었다. 이라크 전쟁터로 떠나는 미군들이라면 어느 곳에나 달려가 성조기를 나누어주며 장병들을 격려한다. 월남전 상이군인인 그는 “지금 내가 전송하는 이 젊은이들 중에 못 돌아 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또 볼티모어의 어느 유명한 레스토랑의 주방장은 홈리스들에게 요리하는 법을 가르쳐주어 직장을 얻도록 도와주는가 하면 샌디에고의 어떤 남자는 교도소에서 막 출감한 사람들을 6주간 자신의 집에서 무료숙박 시키면서 직장알선을 해주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나면 봉사자들에게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첫째는 자신의 뼈와 살을 깎는다는 사실이다. 가장 귀중한 사랑의 가치는 희생과 헌신이다. 진정한 의미의 봉사는 자기희생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는 도움을 받는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남을 왜 돕는가. 그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나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봉사자들의 자선행위를 살펴보면 결국 삶을 지탱해주는 것은 사랑과 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마음에도 비타민이 필요하다. CNN이 이번 추수감사절에 방영한 ‘CNN 영웅들’은 성탄절이 들어있는 12월 우리의 마음의 비타민이다.
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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