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을 앞두고 샤핑몰과 백화점들이 가격 할인 경쟁에 나섰다. 주머니가 얄팍해지면서 샤핑과는 담을 쌓는 소비자들을 유혹해 끌어내자면 가격을 깎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온라인 시장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다. 온라인 판매를 하는 웹사이트들 역시 가격을 사상 최대로 깎아내리고 있다. 특히 온라인 샤핑객들은 클릭 한번으로 가격을 비교해볼 수 있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장사를 할 수 없는 것이 온라인 비즈니스의 특징이자 약점이다.
연말 대목 앞두고 살벌한 가격 전쟁
‘클릭’ 한번에 비교되니 가격경쟁 치열
도산 업체들 줄 이을 것으로 전망
인터넷 소매상들은 이번처럼 암울한 할러데이 샤핑시즌을 맞아본 적이 없다. 가라앉은 매기를 띄우기 위해 대대적 가격 할인을 단행, 이윤을 거의 챙길 수 없는 수준이거나 아예 생존을 위협받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예를 들어 소니는 지난 4월 HDR-SR11 고화질 디지털 비디오카메라를 소비자 가격 1.200달러에 출시했다. 지난 주 같은 제품을 델(Dell.com)은 899달러에 팔았고, 메인의 전자제품상인 에이브스는 웹사이트에서 750달러에 판매했다. 모두 우송비는 무료였다.
온라인으로 여성용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로리스 디자이너 슈즈(Lori’s Designer Shoes)는 처음 338달러에 팔던 갈색 가죽 백의 가격을 246달러로 낮췄고 지금은 20% 할인쿠폰 사용까지 허용, 196.80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로리스의 주인인 로리 안드레는 이제까지 가능한 한 온라인 판촉을 피해왔다. 소비자들이 거기에 맛을 들리면 항상 할인을 기대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이윤을 낼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판매고가 거의 1/4이나 떨어지면서 가격할인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25년간 사업을 해왔지만 이렇게 매상이 뚝 떨어져보기는 처음”이라고 그는 말했다.
전통적 소매상들도 물론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외지역 샤핑몰부터 피프스 애비뉴까지 어디나 할인경쟁이다. 그러나 온라인 판매상들의 가격 할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온라인 샤핑 소비자들은 구글이나 온라인 샤핑 전문 엔진(Shopping.com)을 검색하면 한순간에 가장 싼 가격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제 가격을 고집하다가는 고객을 다 잃고 만다. 클릭 한번으로 판가름이 나기 때문이다.
온라인 매상이 기록적으로 떨어지면서 웹사이트들이 소비자를 잡는 길은 가격 할인밖에 없게 되었다.
온라인 샤핑 조사기구인 컴스코어(comScore)가 지난주 보고한 바에 의하면 지난 10월 온라인 판매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단 1% 상승했을 뿐이었다. 판매고 상승이 보통 20%씩이던 온라인 시장으로서는 사상 최악의 기록이다.
특히 타격이 큰 품목은 음악, 영화, 책, 컴퓨터 소프트웨어, 꽃, 선물용품 등. 이들 품목은 두자리 숫자로 판매고가 하락했다. 이들 판매상은 처음부터 이윤을 많이 붙이지 않고 팔아왔기 때문에 가격할인은 치명적이다. 하지만 올 시즌 소비자들은 모두 할인을 기대하고 있으니 그렇게 하지 않고는 장사를 할 수가 없다.
가격을 일정 수준 유지하고 브랜드 이미지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일부 온라인 판매회사들은 할인 전용 웹사이트를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네바다, 헨던슨에 소재한 신발 판매상인 자포스(Zappos.com)는 절대로 웹사이트에서 할인 판촉을 하지 않는다. 대신 지난해 할인사이트(6pm.com)를 따로 마련, 6개월 동안 팔리지 않은 신발들은 그쪽으로 보내서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색상 화사한 케즈 운동화를 12.73달러에 판매하고 있는 데 이는 자포스에서 팔던 원래 가격에서 74%가 할인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가보다도 낮은 가격이 되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자금 회전을 위해 파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지금의 가격 경쟁은 할인 폭만 유례없이 큰 것이 아니다. 할인을 시작하는 시기도 유례없이 이르다. 시어즈 홀딩 산하 소매상인 K 마트는 전자제품에 대한 블랙 프라이데이 가격을 11월2일부터 적용했다. 정가의 40~50%를 깎는 이 가격은 보통 연말 샤핑시즌의 시작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에 시작하는 데 올해는 그보다 거의 4주를 앞당겼다.
이런 식의 가격 경쟁으로는 문을 닫는 회사들이 생겨날 것으로 온라인 판매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근년 많은 부티크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했다. 개설이 쉽고 운영비용이 별로 들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결과 이들 작은 부티크는 비슷한 상품을 판매하는 수천개의 다른 사이트들과 경쟁을 하게 되면서 가혹한 할인 경쟁에 돌입하게 되었다.
플래스틱랜드라는 온라인 부티크는 2002년 샌디에고에서 일반 상점으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웹사이트를 통하면 전 세계 소비자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데 착안, 2005년부터 온라인상으로 돌아섰다.
의류와 실내 장식품, 장신구류를 판매하는 이 부티크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은 지난 봄 부터였다. 매상이 곤두박질을 치기 시작했다. 현재 텍사스, 플레이노에 있는 이 부티크는 이전보다 가격대가 낮은 상품들로 품목을 바꾸고, 팔리지 않은 상품들은 이전보다 한달 일찍 클리어런스 페이지로 옮기고 있다. 그래서 65달러에 팔던 빨간사과 펜던트 목걸이를 32.50달러. 54달러에 팔던 서빙용 접시를 37.80달러에 팔고 있다.
물건 하나에 대한 이윤이 대폭 줄어든 만큼 같은 수익을 올리자면 훨씬 많은 상품을 우송해야 한다고 플래스틱랜드의 공동 주인인 레베카 나이허스는 말한다. 가격을 낮춤으로써 비즈니스를 꾸려나가고는 있지만 우송 량이 많아지다 보니 시간과 비용 낭비가 엄청나다고 그는 말한다.
무료 우송은 온라인상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감수하고 있는 또 다른 어려움이다. 온라인 샤핑시 무료 우송 서비스가 없으면 다른 사이트로 가겠다는 소비자들이 3/4에 달하니 거의 모든 온라인상들이 일정액 이상 구매에 대해 무료 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상들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광고비 상승. 온라인 판매를 하려면 구글과 같은 검색 엔진에 상품을 선전해야 하는 데 그 가격이 몇 배씩 뛰고 있다.
선물용 바구니 전문 온라인상인 딜라이트풀 딜리버리스라는 10년 된 회사는 이렇게 뛰어오르는 비용과 경쟁을 감당하지 못해 지난 9월 문을 닫았다. 뉴욕, 포트워싱턴에서 8명의 직원을 두고 사업을 해왔던 에릭 리터치는 이제 한쪽으로 밀려나 인터넷 가격 경쟁을 구경하고 있다. “경제가 더 나빠지지 않기를 그래서 사람들이 낙관할 이유를 찾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돈을 좀 쓰게 되기를 모두들 기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그는 말한다.
<뉴욕 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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