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언 당선자, 통큰 화합 묘수찾기 숙고중
선거는 상처를 남긴다.
선거의 속성상 일단 불이 붙으면 진흙탕 싸움이 되기 쉽다. 표 따라 이합집산은 기본이고, 승부욕에 가려 상호불신 배은망덕 중상모략 등 갖가지 부정적 요소들이 금지된 선을 넘기 일쑤다.
선거가 남긴 상처는 고스란히 숙제가 된다. 넓게는 그 사회의, 좁게는 각 후보의, 더 좁게는 당선자의 숙제다. 다른 공약실천 미뤄놓고 우선 선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화합)에 상당기간 매달릴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 임기 내내 화합 숙제풀이에 발목이 잡히기도 한다. ‘가장 멋진선거는 선거 없는 선거’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표대결로 판가름이 나긴 했지만 제26대 샌프란시스코지역 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도 한인사회 화합 이전에 후보간 화합을 주장하며 선거 없는 선거를 위해 노력한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
두 후보의 동향인 A씨. SF한인회 관할지역이 아닌 실리콘밸리에 살고 그곳에서 요식업을 하는 A씨는 후보등록 이전에 동향인 자격으로 두 후보의 만남을 주선, 선후배간 표대결을 지양하고 형님 먼저 아우 먼저식 큰양보 대통합을 권했다고 한다. 체육인 B씨도 같은 취지에서 두 후보의 비공개 만남을 2차례 주선했다. B씨는 이 어려운 때에 서로 손잡고 끌어주고 밀어주고 해도 될까말깐데 십만불 이십만불 써가면서 선후배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고 표대결을 만류했다. 언론인C씨는 후보등록 이전에는 물론 이후에도 양측 선거캠프에 통합하면 돈 덜 들어서 좋고 서로 상처를 입지 않아서 좋고, 선거에 쓸 돈의 3분의1, 5분의1만 써도 정말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지 않느냐며 통합론을 폈다. 이스트베이의 사업가 D씨는 친구 사이인 모후보측에 이렇게 끝까지 가면 이겨도 골치 아프고 지면 돈은 돈대로 들고 분통만 터질 것이라며 돈 나오는 자리도 아니고 봉사하는 자린데 이번에 양보하고 다음에 저쪽(상대후보) 도움을 받아서 차례차례 하면 서로 좋고 남들 보기에도 좋은 일 아니냐고 손잡기를 강권했다.
통합노력은 이밖에도 더러 있었다는 후문이다. 결과적으로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내편 아니면 네편이라는 진영의식에 사로잡혀 중간 점이지대를 거의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이같은통합노력은 의미있는 움직임이었다고 볼 수 있다. 남은 것은 선거를 통해 한층 깊어진 분열의 상처가 더이상 덧나지 않고 아물게 하는 일이다. 김상언 당선자도 이 점을 중시, 일찌감치 당선의 기쁨을 접어놓고 통큰 화합을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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