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렛 한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정호승 “수선화에게”)
저녁을 먹은 후 요술의 섬엘 갔다. (Magic Island: 번역은 엿장수 맘대로.) 바다엔 오렌지빛 노을이 번지기 시작했고 작은 놀이 배들이 많이 떠있다.
유난히 많아 세어보니 대강 30대는 넘어 나와 있다. 웅장한 대형 유람선 한척이 수많은 창으로부터 별빛같은 불빛을 뿜어내며 오만한 모습으로 유유히 떠있다. 공원의 포장된 산책길엔 많은 사람들이 조깅을 하고 있다.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달리는 젊은 엄마의 조랑말꼬리 동이 머리가 땀에 젖은 그녀의 목뒤에서 좌우로 널뜀을 하고, 우람하게 생긴 하와이언 아저씨가 자전거 운전석 앞에 바구니를 달아 그 속에 아이를 태우고 꼬불길을 요술처럼 달리고 있다.
파도는 흰파도를 몰고 왔다 부서지곤 하며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연주하고 때때로 한 맺힌 통곡같은 거센 파도소리를 방파제에 토해내곤 한다.
이따금씩 집 채만한 파도가 밀려오면 많은 서퍼 (surfer) 들이 파도 속으로 묻혔다가 떠오르곤 한다. 방파제엔 구리 빛 하와이언 보이들이 그들의 서프보드를 곁에 두고 앉아서 작열하는 뜨거운 노을을 바라보고 있다. 나도 그들처럼 벤치에 앉아 노을을 바라본다. 노을도 구리 빛 아이들도 모두 참 아름답다.
늘씬한 야자수 사이로 저녁 바람이 간간히 불어온다. 옆에서 누가 아는 체를 한다. 함께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밤 2시에 일을 끝내고 집에 귀가하면 새벽 3시. 그간 동생, 모친 모셔다가 뒷바라지 하고, 그렇게 평생 일하면서 지금 손에 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가진게 많을 땐 친구도 많았는데. “나이 탓인지 지금 사는 게 허무하고 외롭다.” 외롭다는 말이 곳곳에서 들려온다.
그러나 빈손이 무에 큰 문제인가. 이미 2천년전에 그랬지 않았나. 헛되고 헛되도다. (잠언) 돈 없어 힘들고, 아이문제, 건강문제 이런 문제가 함께 묻어나는 고통은 어찌하나. 이렇게 힘든 친구여, 나와보시라. 저 파도처럼 피나는 울음한번 토해내고 훌훌 털고 일어나시게. 이 저녁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 헛되다는 말이 파도속에 묻혀버린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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