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이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효과는 대선판도를 흔들 정도로서, 2000년이후 부통령 후보중 가장 강력하다고 미국 전국지 유에스에이(USA) 투데이가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USA 투데이와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페일린 지사를 선택한 효과가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에게까지 미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9월5-7일 959명의 등록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에 따르면 공화당원중 절반이 넘는 53%가 `페일린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것이 존 매케인 대선후보에게 더 표를 던지도록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0년 대선때 `딕 체니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게 조지 부시 공화당 대선후보에게 더 표를 던지도록 하고 있다’는 응답(20%) 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페일린 효과는 민주당에도 미치고 있다. 민주당원의 3분의 1 정도가 `페일린 선택으로 매케인을 더더욱 찍기 싫어졌다’고 응답했다. 이는 2000년 대선당시 딕 체니의 공화당 부통령 후보 낙점이 부시 후보를 더더욱 찍기 싫어졌다고 응답한 민주당원 비율이 15%에 그친 결과와 대조된다.
반면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 카드는 선거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원의 21%만이 바이든 낙점이 버락 오바마 후보를 찍도록 하는 마음을 더 강하게 해줬다고 답했고, 바이든의 선택으로 인해 오바마 후보에게 더더욱 찍기 싫어졌다고 답한 공화당원은 12%에 불과했다.
특히 페일린에 대한 반응은 찬성과 반대 모두 지난 2000년 이후 역대 부통령 후보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의 딕 체니 그리고 민주당의 조 리버맨(2000년), 존 에드워즈(2004년) 상원의원 등 2000년 이후 부통령 후보중 가장 강한 반응을 보인 후보는 존 에드워즈였지만 페일린 효과에는 역부족으로 나타났다.
에드워즈로 인해 민주당원의 35%가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를 더 지지하게 됐다고 답했고, 공화당원의 13%가 케리를 더더욱 찍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페일린은 또 `낙태권리’ 등 유권자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사회적인 주요 이슈에 대한 보수적인 견해로 인해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강력한 반응을 낳고 있다.
델라웨어 대학 정치학자 조지프 파이커는 페일린은 문화적 피뢰침이라며 총기휴대에 찬성하고, 낙태에 반대하며, 종교관도 보수적이다. 일부 사람들은 싫어하겠지만 또 다른 사람들로 부터는 호의적인 반응을 받을 수 있는 한마디로 분명하게 호불호의 반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페일린은 특히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지만 보수적인 골수 공화당원들에게는 상당한 호응을 받아 매케인 후보가 골수파들을 의식하지 않고 중도파들을 집중 공략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고 남가주대학의 정치학자 댄 슈너르는 말했다.
댄 슈너르는 줄기세포나 이민문제에 관한 매케인의 정책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들도 페일린이 옆에 있는 것을 보면 별로 화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후보의 대변인인 닉 샤피로는 매케인은 정치적 계산하에 핵심 공화당 지지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페일린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2004년 대선당시 유권자들이 대선후보에게 표를 던진 26가지 이유중 부통령 후보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페일린 열풍’이 계속될 경우 부통령 후보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대두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댄 슈너르 교수는 전망했다.
한편 이 신문은 매케인 후보가 페일린 효과로 인해 주요 격전지인 플로리다주에서 오바마 후보에 대한 리드를 넓혀가고 있고,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격차를 좁혀가고 있는 것으로 퀴니펙 대학 여론조사 연구소 조사 결과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에서 매케인은 지난 8월말에는 47% 대 43%로 오바마를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50% 대 43%로 격차를 벌렸고,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8월말 조사에서는 49% 대 42%로 오바마가 앞섰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48% 대 45%로 격차가 좁혀졌다. 오하이오주에서는 오바마가 49% 대 44%로 매케인 후보를 계속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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