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크릿 가운과 삼면경·스파 룸서비스 등
여성만을 위한 혜택 제공… “특혜이자 차별” 논란도
호텔들의 여성 전용층이 거의 25년만에 되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요즘의 여성 전용층은 과거 홀로 출장길에 나선 여성들에게 안전한 장소 제공을 목적으로 했으나 결국은 일종의 성차별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던 원래의 것과는 다르다.
여성 안전 주목적이던
과거의 경우와 달리
특화된 편의 제공 차원
크라운 플라자 비롯
밀레니엄 호텔 체인과
일부지역 햄튼 인도
서비스 동참 인기끌어
크라운 플라자 밀워키-와우와토사는 여성 친화 단지를 만들었다고 표현한다. 7층의 ‘위민스 이그제큐티브 레블’에 예약한 사람들은 누구나 빅토리아즈 시크릿 가운과 헤어 드라이어, 삼면경 같은 다양한 편의시설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남자 손님도 그 층에 있는 방에 묵을 수 있다는 것이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그보다 한 층 위에 있는, 다른 호텔들이 컨시어지나 클럽층이라 부르는 ‘킹 이그제큐티브 레블’에서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 공짜 칵테일이나 식당 예약 같은 컨시어지 서비스 등 전통적으로 남자 손님들을 겨냥했던 서비스들이 제공되는데 이 층 역시 여성들도 예약할 수 있다.
많은 여성 여행객들이 원하는 프라이버시가 고립을 의미하지는 않으므로 ‘하이브리드’를 만들었다고 크라운 플라자 간부들은 밝히고 있다.
3개의 크라운 플라자 호텔을 관리하는 레인 하스피탤리티사의 빌 디포레스트 사장은 “그 여성용 층은 사실 오로지 여성들만을 위한 층은 아닙니다. 그저 남성보다 훨씬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여성 여행객들의 필요에 맞춰 디자인되었을 뿐이죠. 피트니스 시설도 연중무휴 개장하도록 바꿨는데 이제까지 우리가 한 것은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크라운 플라자 밀워키만 여성 여행객이라는 틈새시장에 공들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뉴욕의 타임즈 스퀘어에 있는 밀레니엄 체인 산하 프리미어 호텔도 여성 여행객 층을 따로 두고 요가 매트, 목욕용 장갑, 목욕용 소금과 스파 스타일 룸서비스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올바니의 다운타운 햄튼 인도 여성 투숙객을 위한 층을 지정하고 쿠키, 향기 나는 커피, 스킨 로션과 매우 부드러운 양말 외에 호텔 마사지 의자 30분 이용권 등을 제공한다. 남성들은 주말에만 여성용 층에 묵을 수 있다.
특별히 여성 전용층을 되살리고 있는 미국 내 몇개 안되는 호텔 체인 중 지금까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크라운 플라자이다. 워싱턴의 해밀튼 크라운 플라자, 미네소타주 트윈 시티즈 공항 근처 블루밍튼의 크라운 플라자에서도 잘 하고 있다.
여자들을 서로 가까이 투숙시키라고 호텔측에 요구하는 것은 여성 여행객보다 회사측인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어 매리 케이 화장품 회사처럼 많은 여성들을 같은 노선으로 출장 보내므로 호텔측과 특별 거래를 하고 싶은 회사의 경우 여성들을 서로 가까이 투숙시켜 서로 사귀고 일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과거지사를 기억하는 나이든 여성 여행객들은 좋은 뜻으로 만들었던 과거 여성 전용층에 대해 좋게 말하지 않는다. 페미니스트 변호사 글로리아 올레드도 블로거 지나 휴즈도 그것을 특별 대우의 한 형태, 즉 차별이라고 본다.
뉴욕 유니버시티 티시 센터의 호텔 전문가인 랠리아 랙은 여성 전용층이라는 개념은 19세기적 사고라고 못박는다. 당시 여성들은 아버지나 남편이 투숙 수속을 해주지 않으면 호텔에 머물 수 없었다.
2차대전 이후 직업전선에 나선 여성들 대부분은 출장 여행 경험이 없어 제일 관심사가 안전이었다. 거기서 비롯된 것이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금지조항들이었다. 즉 여자 손님은 컴컴한 복도에 붙어 있는 방을 주지 않는다거나 체크인 카운터에서 이름과 방 번호를 크게 말하지 않는 것 등이었다.
뉴욕의 여성전용 호텔 바비즌 플라자가 여성 독립의 상징으로 이름을 떨치게 된 것도 이때다.
그러나 1980년대 중반쯤에는 출장 여행중인 많은 여성들이 호텔 내 여성 전용층을 못마땅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장차 사장이 되려고 애쓰는 자신들을 남성보다 연약한 존재로 보이게 하기 때문이었다. 여성 전용층은 공손한 제안이 아니라 일종의 성차별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실용적인 면에서 보더라도 호텔측 역시 별도의 여성 전용층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다른 층은 꽉 찼어도 여성 전용층에 있는 빈 방을 남자 손님에게 내어 줄 수가 없었다. 또 만일 여성 전용층으로 2층을 지정했다면 더 전망이 좋은 층으로 바꾸라는 불평도 있었다.
여성들 역시 컴컴한 복도에 대한 걱정 만큼 다른 편의 시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됐다. 호텔업계도 귀를 기울였다. 여성들은 보다 세련된 장식, 더 나은 샤워 커튼, 전신 거울, 방안에 커피 메이커 설치, 더 영양가 있는 룸 서비스 메뉴 등을 원했는데 남자 출장객들도 그중 일부는 환영했다.
그러나 출장 여행객들 사이에서 여성 전용층은 아직 민감한 사안이다.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의 JW 매리옷은 작년 9월 개장 이전에 여성들을 대상으로 전용층 지정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90% 가량은 찬성했지만 10%의 반대 때문에 취소하고 말았다. 대신 이 호텔은 40달러를 더 받고 4개의 컨시어지층 중 하나에 있는 호화 객실을 여성들에게 제공하는데 그 방은 아주 인기가 좋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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