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화강암 카운터탑 자재
“라돈 수치 높게 나온다”
집주인들 신고 최근 부쩍 늘어
뉴저지주 티넥에 사는 소아과 의사 린 슈거먼은 2년 전 뉴욕주 레이크 조지에 여름 별장을 구입하기 직전에 한 검사에서 폐암의 원인이 되는 방사능 개스인 라돈 수치가 높게 나온 것을 알게 됐다. 당장 라돈 측정 및 완화 기술자를 불러 원인을 찾아 보게 했다.
측정 장치를 들고 방마다 다니던 기술자가 부엌에서 멈췄다. 부엌의 미색과 갈색, 포도주색 무늬가 화려한 화강암 조리대에서 그 집안 다른 곳보다 10배나 강한 방사능이 방출되고 있는 것었다. 당장 뜯어내서 주 보건국으로 분석하러 보냈더니 그 화강암에는 우라늄이 많이 들어 있어 방사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붕괴되면서 라돈 개스도 방출되는 것이었다.
지난 10년동안 화강암 조리대의 인기가 치솟아 그 수요가 10배로 증가함에 따라 사용되는 화강암의 종류 또한 그만큼 늘었다고 화강암 가공업자들을 대표하는 업계 단체인 미국대리석연구소는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그래나잇랜드(graniteland. com)라는 곳은 63개국산 화강암을 900종 이상 갖추고 있다. 매출 규모와 종류가 증가하면서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조리대에 대한 보고 또한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이국적인 줄무늬의 브라질과 나미비아산들이 그렇다.
슈거먼의 집에서 방사능 측정을 했던 뉴욕주 클리프튼 팍의 CMT 실험실 품질확인실장 스탠리 리버트는 “화강암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몇개는 걱정스러운 것을 봤다”고 말했다.
화강암 카운터탑에서 위험한 정도의 라돈과 방사능이 배출된다는 주장은 지난 10년동안 이따금씩 나왔었지만 대부분은 화강암과 경쟁하는 다른 물질의 제조사나 공급업자들이 한 것이었다. 미국 대리석연구소는 화강암에 우라늄과 소리움, 포타슘 같은 방사능 물질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조리대에 사용된 양으로는 인체에 위협이 될 수 없다며 그런 주장은 웃기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사실 물리학자와 방사능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화강암 조리대에서 방출되는 방사능과 라돈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X레이, 야광시계, 화재탐지기 같은 사람이 만든 것에서 방출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외계에서 끊임없이 퍼부어지거나 지각을 뚫고 올라오는 소위 배경 방사능에 비해도 그 정도는 대수롭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몇달 들어 연방 환경보호청에 라돈 치수 감시관과 자기 집 화강암 조리대에서 측정되는 방사능의 양이 배경 방사능의 서너배에 달하는 것이 염려스럽다는 주택 소유주들의 신고가 잦아졌다. “높은 수치를 염려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전국적으로 듣고 있다”고 환경보호청의 실내환경국 프로그램 분석관 루 윗은 말했다.
환경청은 집안의 라돈 개스 함량이 공기 1리터당 4피코퀴리(방사능 배출량 측정 단위)가 넘으면 조치를 위할 것을 권한다. 이는 담배를 하루 반갑씩 피울 때의 발암 가능성과 맞먹는데 슈거먼의 부엌의 경우 수치가 리터당 100피코퀴리에 달했다. 땅속에서 붕괴하는 우라늄에서 나온 개스가 집안으로 스며들므로 라돈 수치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지하실은 리터당 6피코퀴리에 불과했다.
환경청과 원자력규제위원회 같은 정부기관에 따르면 보통 사람은 천연 및 인공 원천으로부터 연간 360밀리렌(인체에 흡수되는 에너지의 단위)의 방사능에 노출된다. 원자로 근처에 사는 사람은 그보다 연간 100밀리렌 이상 더 노출되어서는 안된다고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정하고 있다. 참고로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는 승객이 흡수하는 우주 방사능은 3밀리렌이다.
그러나 아직 라돈이나 방사능의 경우 안전한 정도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윗은 말한다. 게다가 학자들은 노출될 수록 건강에 해롭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콜럼비아대학의 방사능연구센터 실장인 데이빗 브레너 박사는 화강암 조리대의 발암위험은 대략 100만대1로 오히려 벼락에 맞을 확률이 더 크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작더라도 발암 위험을 높이지 않을 소재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돈은 흡연 다음 가는 폐암의 원인으로 이미 폐에 타격을 입은 흡연자에게 특히 해롭다. 어린이와 뱃속에서 자라는 태아는 방사능에 취약하며 방사능은 다른 종류의 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
휴스턴의 라이스 대학과 뉴욕주보건국 연구진이 현재 부엌 조리대에 널리 사용되는 화강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라이스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윌리암 J. 로프에 따르면 인근 가공업자 및 도매상에서 수집한 샘플 55개에서 방출되는 방사능의 양이 모두 배경 방사능보다 많았고 그중 몇개는 100배가 넘을 정도였다는데 인터넷에는 벌써 조리대 때문에 다쳤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개인 상해 전문 변호사들의 광고가 떴다.
우리집 방사능 수치 여기에 의뢰 하세요
자기 집 부엌의 화강암 조리대에서 방사능이나 라돈이 방출되고 있는지를 공인 기술자를 통해 알아보려는 주택 소유주들은 미국 라돈 과학자및 기술자 협회(aarst.org)에 연락하면 된다. 검사비용은 100~300달러.
공인 기술자 및 자가 라돈 검사 키트에 관한 정보는 연방환경보호청 웹사이트(epa.gov/radon)와 각 주 및 지역 실내 대기환경국(epa.gov/iaq/whereyoulive.html)에서도 구할 수 있다. 방사능이 아닌 라돈만 검사하는 키트는 20~30달러로 하드웨어 상점과 온라인에서 팔린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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