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소림사 영화를 좋아했는데 고수들은 훈련하지 않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묵상하는 장면이 많았다. 단순하게 ‘뻥’이라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어떤 일이든지 묵상훈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의 몸과 마음 또는 내면과 외면의 세계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골프와 투자에서도 멘탈이 무척 중요한데 특히 비전, 장기적 패러다임과 루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루틴’을 개발하라

골프는 멘탈게임이다. 로우 싱글로 진입하거나 토너먼트에 나가면 그 중요성을 더욱 실감한다. 아마와 프로의 가장 큰 차이는 ‘시각화’(visualization) 훈련일 것이다. 전체 라운딩은 물론 퍼팅을 포함한 모든 샷을 시작하기 전 모든 과정을 시각화하는 작업은 매우 유용하다. 비록 시각화한 그림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 또한 18홀이란 장기적 패러다임으로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정을 지키는 마음자세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자신의 플레이 패턴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초반에 강하지만 후반에 약하거나 반대의 트렌드를 보이기도 한다. 이를 숙지하면 관성을 거부하지 않는 효과적인 코스관리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4~5시간 동안 멘탈의 파고를 넘는 것은 무척 어려운데 긴장하면 근육이 경직되어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긴장감을 해소하고 몸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최상의 방법은 자신만의 ‘루틴’을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프리샷(pre-shot) 루틴’ 즉 매 샷 전에 똑같은 수순의 어드레스나 오른 발을 전방으로 움직이는 ‘포워드 프레스’와 같은 동작을 계속하면 외부 충격을 차단해 집중력을 높이고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다.

집중력을 높이려면

투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멘탈게임이 견고해야 한다. 성공적인 자산관리는 구체적이고 세밀화된 비전 혹은 목표에서 출발한다. 한 예로 많은 사람들이 은퇴에 대해 걱정하고 준비하지만 그 비전은 결여된 경우가 많다. 언제 은퇴하고 싶은지 또는 어떤 은퇴생활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비전이 있어야 실용적인 재정 및 투자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 한 연구서는 머릿속에서라도 비전을 세웠다면 전혀 없는 사람보다 3배, 액션 플랜을 포함한 서면화된 계획이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10배 높아진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증권투자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요소는 투자기간이다. 달리 말하면 자산 증식을 위한 투자는 장기적인 투자자를 위한 것이다. 미 증시의 경우 평균적으로 3년의 사이클 즉 2년 오르고 1년 내리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 수치는 평균 즉 4~5년 오르고 2년 연속 약세장을 보일 수 있다. S&P500 지수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1년 단위의 수익률 범위는 평균 54%에서 -43%이지만 5년과 20년 단위로 보면 각각 29%와 -12%, 18%와 3%를 기록했다. 이런 패턴을 무시하고 욕심만 앞세우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불어 성공적인 투자자는 ‘루틴’에 보다 많은 관심을 보인다. 시장에 진입할 때는 철저한 투자 플랜에 근거하며 6개월이나 1년마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적어도 3년마다 최적화(optimization) 작업을 실행하는 것이 좋다. 이런 노력들이 융합할 때 외부충격의 영향은 줄어들고 우리의 집중력은 배가되어 큰 실효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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