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 자동차 시장 빛과 그림자
▶ 할부금 못내 압류도 잇따라
알파레타에 거주하는 한인 이모씨는 얼마전 중고차 매장을 찾아 SUV 시세를 확인하고는 말문이 막혔다. 1년전 3만불을 주고 구입한 쉐비 서버번(Chevy Suburban)시세가 반값이나 떨어진 1만 5천불에 거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일즈맨은 몇달사이 대형차 가격이 급락해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며 대형차는 아예 팔 생각을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인 자영업자들이 많이 타고 다니는 링컨 에비에이터(Lincoln Aviator)나 포드 익스플로어(Ford Explore) 등도 8기통, 4륜구동이라는 이유로 외면을 받고 있다. 또 다른 한인 고객은 “가게와 집만 오가는데 한달에 개스비로 1천달러를 쓰고 있다”며 “헐값이라도 좋으니 카고밴을 팔아 달라”고 매달렸다.
2~3년전 개스비를 걱정하지 않았던 호시절 큰맘 먹고 마련한 대형차들이 골치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할부금을 마무리 짓고 차종을 바꾸고 싶지만 목돈이 드는데다 중고차 업체에서 잘 받아주지 않아 애를 먹는다.
둘루스의 한 한인 자동차 판매 업체는 “대형 중고차의 시세를 묻는 질문에 답하기가 미안할 때가 많다”며 “현실적으로 대형 중고차는 거래가 중단된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과 일본의 소형차들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새로 자동차를 장만하려는 고객뿐만 아니라SUV 운전자들까지 연비가 좋은 소형차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오토앤카의 황근원 대표는 “혼다 시빅과 도요타 코로라, 현대 엑센트, 앨란트라, 기아 스펙트라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난 한달 사이 확보하고 있던 소형차가 모두 팔려나갔을 정도로 찾는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옥션 현장에서도 이들 소형차는 없어서 못 판다는 소리가 나오는 지경. 애틀랜타종합 자동차의 권요한씨는 “옥션 현장에서 소형차는 리베이트가 사라졌다”면서 “실제 3개월전 켈리블루북의 시세를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의 소형차 가격이 400~500불씩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형차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고유가 탓도 있지만 경기침체로 한인들의 생활수준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대다수 자영업이 경기를 심하게 타는데다가 개점휴업 상태에 처한 한인들이 할부금을 제대로 내지 못해 차를 뺏기는 사태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은행들도 차압 시기를 3개월 연체에서 2개월로 줄이는 추세다. 2달만 할부금을 못내도 자동차를 가져가는 것이다. 실제 자동차 차압 용역업체인 리포(Repo)회사들은 차량 소유주들의 이동경로를 확인하며 현장에서 차량을 압류해가고 있다. 한 한인 자동차 업체는 “전반적으로 자동차 거래량이 40%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모처럼 찾아온 고객들도 소유 자동차 수를 줄이기 위해 판매를 위탁하거나 할부금이 싼 소형 차량으로 변경해달라는 문의만을 할 뿐”이라고 악화된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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