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칸아메리칸으로 2005년 LA시장에 오른 안토니오 비아라이고사, 2006년 세계적 음료회사인 펩시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인도계 여성 인드라 누이는 잘 알려진대로 외국출신이다. 또 이제까지의 일본 CEO 전통을 뒤로하고 영국계인 하워드 스트링거를 CEO로 앉히며 재기를 꿈꾸는 소니의 예나, 프랑스 기업 르노와 일본 기업 닛산이 합쳐진 르노-닛산 자동차의 CEO를 맡고 있는 레바논계 브라질 사람 카를로스 곤 회장의 예에서도 외국출신의 CEO는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초대형 글로벌 기업들에 있어서 그 구성원의 출신이 어디인지는 이제 중요한 이슈가 되지 않는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오는 2015년까지 상위 글로벌 기업의 CEO의 30%는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출신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 내의 외국계 구성원의 예는 비단 CEO 등의 임원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이라면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최근 동향이다. 특히 각 기업들은 다양한 고객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하여 고객서비스센터 등에 더 많은 수의 다국어 사용자를 채용하기도 하고 또한 많은 다국어 사용자 직원을 관리할 중간관리자급에서도 다국어 사용자는 좋은 대우를 받게 된다.
글로벌 기업들이 다국어 사용자 채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이민자들의 증가로 이들 이민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다국어 사용 직원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특히 금융업, 소매업, 정보통신업 등 고객서비스가 중요시 되는 산업에서 이들 다국어 사용자는 각광 받고 있는데 통계에 따르면 고객서비스센터의 상담원 중 15~20%는 2개국어 이상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이유는 글로벌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해외로 확장하면서 다른 나라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직원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의 확산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출생은 점차 잊혀져가고 있다. 일례로 스위스기업인 초콜렛업체 네슬레는 자국에서의 생산비율이 고작 5%에 미치지 않는다. 또 다국적전자회사인 필립스(Philips)가 원래 어느 나라에서 출발했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 하다.(정답은 네덜란드)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기업들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한국에서 온 지상사들은 나름대로 영어에 능통한 직원들을 미국으로 파견보내지만 현지에서는 아무래도 미국 바이어들과 언어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사고나 문화에 익숙한, 그러면서도 주재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한인 1.5세나 2세를 선호하기 때문에 필자의 회사로 케이스를 의뢰한다. 또한 직업적인 이유로 수많은 후보자들의 이력서를 검토하고 이들과 인터뷰하다 보면 영어와 한국어는 물론 3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후보자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의 한국 본사에서도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재를 선호하고 있다. 90년대 들어 미국 내에서 MBA를 취득한 유학생이 한국으로 리턴하여 각 기업의 중요 부분에서 활약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으나 최근에는 유학생 출신이 아닌 한인 1.5세와 2세들의 한국행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다국어 사용자의 채용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해도 해당국의 언어만 할 수 있다고 채용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후보자들은 기본 언어지식 외에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의 문화를 먼저 습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각 기업의 채용담당자들은 후보자가 해당 업무에 따라 적절한 단어에 대한 지식을 함께 갖추고 있는지를 인터뷰 과정에서 정확히 확인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며 문화적 차이에 대한 상호 이해와 수용의 폭을 넓히는 보다 근본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
www.hrcap.com, (201)567-1500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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