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일은 미국이 태어난 지 232돌이 되는 날이다. 미국은 여러모로 특이한 나라다. 단순히 나이로 따지면 얼마 되지 않지만 민주주의 국가로는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다. 다른 나라들은 그 기원을 아득한 신화와 전설에 두고 있는 반면 미국은 ‘독립 선언서’라는 문서에 두고 있다. 왜 미국이라는 나라를 세우게 됐는지 건국이념을 이처럼 명쾌히 밝힌 나라는 별로 없다.
‘독립 선언서’에 보면 “인간은 창조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그 가운데는 생명과 자유, 행복 추구권이 포함돼 있다. 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정부가 창설되었다”고 돼 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다. 생명도 자유도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조건이고 보면 삶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며 정부의 존재 이유도 거기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삶의 목표인 행복은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돈과 건강, 가족과 친구들과의 좋은 관계, 성취감, 낙천적인 태도 등등이 그 주요소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여기서 자주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다. 최소한의 경제적 안정이 행복의 필수 요소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밥을 굶으면서 행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 충분한 이상의 돈이 과연 행복에 얼마만한 도움이 되느냐를 놓고는 아직까지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논란과 관계없이 반가운 소식이 있다. 세계의 행복지수가 높아지고 있다는 보고서다. 52개국 35만 명을 상대로 한 미시건 대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세계인들이 늘고 있다. 이 조사를 처음 실시한 1981년과 2007년 결과를 비교하면 행복이 증진됐다고 답한 나라는 40개국, 줄어들었다고 답한 나라는 12개국으로 집계됐다. 이 조사 책임자인 미시건대의 로널드 잉글하트는 “한 나라의 행복 지수를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온 것을 감안하면 이는 놀라운 결과”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이것이 그 동안 기아선상에서 헤매던 제3세계 국가들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고 민주화로 자유가 확산되고 여성과 소수계에 대한 차별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는 국민은 덴마크인, 가장 불행하다고 느끼는 국민은 짐바브웨인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16위를 차지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개개인과 마찬가지로 국민 전체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대다수가 행복을 느끼는 나라는 제대로 된 지도자와 국민들이 힘을 합쳐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주화를 이룬 나라들이다. 가난하고 독재가 판을 치는데 행복을 느끼는 국민은 거의 없다.
개인이나 국가나 행복은 가만히 있어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노력의 산물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행복 추구권 보장을 국가의 존립 이유로 규정한 미 건국 기념일 앞두고 다시 한 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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