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생산 혁명을 꿈꾸는 업호프 박사.
그의 재배법은 인도네시아 같은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새 방식 사용하면 쌀 생산량 두배 이상 증가 가능
일부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라는 비판도
많은 교수들이 혁명을 꿈꾼다. 그러나 코넬대 교수인 노먼 업호프는 세계 식량위기를 해결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그 비결은 새로운 방식으로 쌀을 재배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에 따르면 농부들이 일찍 파종하고 벼가 자랄 충분한 공간과 햇볕이 확보되도록 파종 간격을 넓히고 논에 물을 채우지 않는 재배법을 쓰면 수확이 통상 배로 늘어난다. 쌀 강화 시스템(System of Rice Intensification)으로 불리는 이 방법은 벼의 양보다는 질을 강조하는 것으로 물의 사용과 종묘비용을 줄이면서도 벼의 뿌리와 잎을 강화해 수확을 늘린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이 재배법은 기존의 쌀 과학자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 막연한 이론에서 국제적 추세가 되고 있다. 업호프 교수는 현재 100만명의 쌀 재배 농부들이 이 방식을 채택했고 향후 몇 년 안에는 그 수가 1,000만명으로 늘어나 쌀 수확을 더 늘리는 것은 물론 수많은 생명을 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세상에는 문제가 많지만 식량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다른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문제 해결은 가능하다”고 그는 말한다. 식량위기의 정도 쌀 생산을 둘러싼 문제를 생각하면 호언장담 같이 들린다. 1년 동안 값은 3배로 올랐는데도 생산량은 제자리인 쌀은 인류의 절반이 주식으로 사용한다. 가격 폭등으로 가난한 나라에서는 폭동이 일어나고 사재기와 시위가 극성이다.
그러나 업호프 박사는 뛰어난 업적을 남긴 기록이 있고 끈기가 대단한 사람이다. 그의 재배법은 코넬대 동료 과학자뿐 아니라 종자 개량에 주력하는 필리핀의 국제 쌀연구소 등 기존 과학자들의 회의론 속에도 확산되고 있다. 세계은행 연구소는 그의 재배법을 확산시키기 위해 DVD로도 만들었다.
그의 연구는 위스콘신 목장에서 시작돼 억만장자 자선사업가, 마다가스카르의 정글, 예수회 사제,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오늘까지 왔다. 자신의 재배법이 사용되는 28개 국가 중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 등이 특히 열심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의 비라판디 아루무감 농업장관은 최근 이 재배법을 혁명적이라고 호평했고 캄보디아의 챈 사룬 농업장관은 지난 4월 농업박람회에서 SRI가 ‘하얀 금’인 쌀 수확을 보장한다고 농부들에게 권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업호프 교수의 방식을 단지 망상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필리핀에 본부를 둔 국제 쌀연구소의 아킴 도버만 소장은 그의 주장이 과장돼 있다고 말한다. SRI를 채택한 농부들은 알려진 것보다 적다면서 옛날 방식도 새 방식인 것처럼 집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수확을 많이 거두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 방법은 현실적으로 너무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과거 이 방식을 비판하다 옹호론자가 된 사람도 있다. 미네소타 대 농경제학자인 버논 루탄은 과거 쌀연구소에서 일하며 새 방식의 효율성을 의심했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새 방식의 팬이 되어 이것이 세계 쌀생산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녹색혁명처럼 파급 효과가 크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이미 여러 곳에서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서섹스 대의 로버트 체임버스도 이는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말한다. “놀라운 것은 농부나 과학자 모두 지금까지 이 방식을 외면해 왔다는 것”이라며 ‘일부는 아직도 이를 부정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방식은 세계 식량공급에 큰 역할을 할 것이며 이를 채택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업호프 박사는 위스콘신 목장에서 소젖을 짜며 자랐다. 1966년 프린스턴 대를 졸업하고 1970년 UC버클리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코넬에서 그는 농촌개발, 관개사업 등 개발도상국 농부들을 돕는 연구에 몰두했다. 1990년에는 뒤에 면세점으로 갑부가 된 찰스 피니로 밝혀진 익명의 자선가로부터 1,500만달러의 연구비를 지원 받아 대학에서 세계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해왔다.
그러다 1993년 마다가스카르로 가게 됐고 숲을 불 질러 농사를 짓는 방식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것을 보고 새 방식을 찾게 됐다. 그는 프랑스 예수회 신부가 SRI라 불리는 방식을 개발했다는 것을 듣고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다. 쌀 사는 보통 헥타르 당 2톤을 수확하는데 새 방식을 쓰면 5~15톤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나를 속이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5~15톤이라고 하면 코넬에서 믿지 않을 테니 3~4톤으로 하라고 말했다”고 그는 회상한다.
그는 3년 동안 현장에서 실습을 하며 헥타르 당 8톤을 수확하는 것을 목격했다. 이에 강한 인상을 받은 그는 1996, 1997년 연구 보고서 표지에 SRI를 소개했다. 예수회 신부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의 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방식의 특징은 뿌리를 중시하는 것이다. 가뭄에 뿌리가 튼튼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신부는 논에 물을 대는 대신 축축하게 해 뿌리가 더 자랄 수 있게 했다. 벼도 띄엄띄엄 심어 햇볕을 많이 받게 하면 수확량이 늘어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문제는 잡초였다. 물을 많이 쓰지 않음에 따라 잡초가 많이 자라 잡초 제거를 위한 일손을 많이 필요로 했다. 그러나 농부들이 기술을 익히면서 수확량이 늘어나 보통의 방식보다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이것이 현대 쌀농사법과 배치된다는 것은 알았으나 결과는 무시할 수 없으리만큼 좋았다. 1998년 그는 세계를 돌며 이 방식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점차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비판자도 늘어났다. 그들이 수확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기록이 부정확하다며 실험 결과 옛 방식과 수확량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제 쌀 연구소의 도버만 소장은 SRI를 특히 가난한 여성의 잡일을 늘리는 후진적인 방식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업호프 교수는 이는 편견에 따른 것이며 SRI를 실제로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농부 대부분의 노동력을 줄여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비판론자들은 자신의 방법이 종교적 신념과 같은 것이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실제로 확인되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비판자들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실험을 통해 이 방식의 타당성을 확인하기로 했다. 결과는 보나마나라는 것이 업호프 박사의 생각이다.
<뉴욕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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