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웨이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이 하나 있다. 개스 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는데 어째서 프리웨이는 시원하게 뻥 뚫리지 않나 하는 점이다.
개스 값이 오르면서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준 것만은 사실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인의 차량 운전 마일 수는 전년에 비해 110억 마일이 줄었다. 이는 60년래 최대 폭 하락이고 30년만의 첫 감소다.
문제는 미국인들이 워낙 차를 많이 몰고 다니다 보니 이 정도로는 별 표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 인구가 3억이고 한 달이 30일이니까 1인당 하루 1마일 정도 차를 덜 탄 셈이다. 이 정도로는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다.
그러나 남가주 프리웨이가 막히는 더 큰 원인은 딴 데 있다.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수출입이 호조를 띠면서 LA를 지나는 물동량이 엄청나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내 최대 항구인 LA 롱비치 항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화물 총량의 44%를 처리한다. 이와 관련된 일자리만 수십만 개에 달한다. 최악의 부동산 경기에도 불구하고 LA 경제가 이만한 것은 이들 덕이 크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작용도 크다. 과부하에 시달리는 남가주 프리웨이가 대표적인 예다. 50~60년대에 지어진 프리웨이는 오늘 같은 엄청난 교통량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연방 고속도로국에 따르면 LA 프리웨이 적체는 전국 최악이다. 인구가 늘어난 탓도 있지만 화물차 증가도 주요 요인이다. 지난 20년간 화물차 교통량은 3배가 늘어났는데 앞으로 20년 후가 되면 다시 3배가 늘어난다.
여러 프리웨이 중 화물차가 제일 많이 다니는 710번은 최악이다. 이곳을 지나다니는 차량의 20%가 대형 화물차인데 이 때문에 도로 형편이 말이 아니다. 구멍이 나면 임시 땜빵으로 메우기 급급한데 이는 영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교통 체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열차 건널목에 지하도를 설치하고 710번 등 주요 화물차 프리웨이 확장 공사를 해야 하며 항구와 화물 창고를 직접 연결하는 고속철을 개발하는 등 대규모 공사를 해야 하는데 이에 소요되는 재원만 180억 달러에 달한다. 가주는 지난 2006년 30억 달러 규모의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한 공채안을 통과시켰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소요 비용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를 누가 부담해야 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가주는 이들 화물이 미국 전역으로 발송되는 만큼 연방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재정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연방 정부측은 소극적인 모습이다. 설사 지금 예산이 나온다 하더라도 공사가 끝나려면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은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기름 값이 앞으로 대폭 더 오르거나 대대적인 프리웨이 신축 공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신나게 차를 몰며 출퇴근하는 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