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해고 종업원의 방화기도로 화재가 발생한 한인 라디오 방송국 현장에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출동,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자신이 다녔던 한인 라디오 방송국에 나타나 화염병을 던져 동료들을 다치게 만든 채홍섭(51)씨의 분노는 무엇이었을까?. 지난 9일 오후에 발생한 애틀랜타 라디오코리아 화염병 사건과 관련, 범행동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변 지인들은 채씨가 일주일전 해고를 당하면서 체류신분이 불안해진 것이 제1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1년 가량 방송국 영업부장으로 일해온 채씨가 영주권 신청과정 중에 해고를 당하면서 체류문제에 비상이 걸렸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사건 발생 사흘 전 채 씨와 만나 2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한인 A씨는 “채씨의 안색이 말이 아니었다”면서 “얼굴이 검은 빛인데다가 심각한 표정으로 영주권 스폰서에 관한 질문을 계속해댔다”고 말했다. 또 채씨가 “회사에서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영업구좌를 모두 빼앗기고 쫒겨났다. 사장이 해고 사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월급없이 회사에 계속 다니게만 해달라고 애원했는데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며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평소 내성적이고 성실했던 채 씨가 신분문제로 회사에 배신감을 느꼈을 수 있다”며 “채씨의 경우처럼 취업 2순위로 영주권 신청을 했던 동료 P씨가 최근 영주권 취득후 회사를 그만둔 것이 결과적으로 채씨에게 불똥을 띄게 한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사흘전 만남에서 채씨를 충분히 위로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면서 “영주권 문제로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하지만 이렇게 현실적으로 사고가 되어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에 대해 애틀랜타 라디오코리아 박건권 대포는 “영업활동이 부진한 채씨에게 두달전 경고를 주었으나 그 뒤로도 실적이 개선되지 않아 5월말에 해고 처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황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