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딛고 일어서 밝은 내일을 준비하자
요즘 한인들의 제일 큰 관심사는 불경기다. 주거용 부동산 침체와 고유가의 여파로 미국 전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특히 부동산 의존도가 큰 한인 경제는 근래 보기 드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주택경기 하락으로 부동산 중개업, 융자업, 에스크로, 건설업 등이 직격탄을 맞은 데다 주택가 폭락으로 에퀴티가 사라진 주택 소유주들이 씀씀이를 줄이는 바람에 이들을 상대로 장사하던 식당 등 유흥업소, 샤핑몰 등 거의 전업종이 큰 폭의 매상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는 빨라야 내년 초에나 회복된다는 전망이고 보면 당분간 어려움은 사라질 것 같지 않다.
그러나 한인사회 앞날이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붕괴로 미국 금융계를 강타했던 신용경색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한인 경제의 앞날을 가장 빨리 가늠케 하는 바로미터인 한인 은행주들은 폭락 장세에서 반등세로 돌아서고 있으며 집값이 내리면서 거래량이 늘어나는 등 주택경기도 최악의 국면을 지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연말에 예정대로 한미 간에 무비자 방문이 이뤄진다면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인 수는 현 연 90만명에서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들 대부분이 미국 각지의 한인사회를 찾을 것이 확실시 돼 한인 경제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찾는 한국인 방문객이 1인당 3,000달러 이상을 지출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지금은 쇠고기 파동으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될 경우 그 최대 수혜자 또한 미국 대 아시아 수출 관문인 LA가 될 것이다.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미 북한간의 핵 협상이 타결될 경우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도는 크게 내려갈 것이며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주 한인 사회도 그 덕을 볼 가능성이 크다.
60년대 말 이민이 본격화 된 이후 미주 한인사회는 몇 차례의 힘든 시절을 겪었다. 70년대 석유 파동과 인플레가 그랬고 90년대 초 부동산 경기 침체와 폭동이 그랬다. 그러나 그 때마다 한인들은 떨치고 일어나 한 단계 높은 커뮤니티를 일궈냈다. 지금이 힘들다고는 하지만 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과 92년 폭동 직후 삶의 터전이 폐허로 변했던 당시와 비교할 수는 없다. 한인들의 생활수준과 한인사회 경제 규모 모두 그 때보다 월등히 신장됐음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시장 경제 체제에서 호경기와 불경기는 반드시 반복된다. 지금의 어려움은 지난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경기 과열이 정상으로 돌아가면서 겪는 성장통으로 봐야 한다. 그 동안 투기 열풍에 가려졌던 부실 융자와 주택가 거품이 꺼져야 경제는 견실한 성장 동력을 얻는다. 추운 겨울이 지나야 꽃피는 봄이 오듯 비즈니스도 불경기의 한파를 겪고 나서야 더욱 탄탄한 체질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낯선 땅에 와 꿈을 이뤄 보겠다는 한인들의 열정과 근면함, 자녀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하겠다는 교육열이 살아 있는 한 한인 사회 앞날을 어두울 수 없다. 당장 눈앞의 고통에 주눅 들지 말고 함께 밝은 앞날을 준비하며 당당하게 발을 내딛자. 그것이 이민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올해로 39돌을 맞는 미주 한국일보의 다짐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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