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노인들이 다수 거주하는 볼티모어시내 아파트에서 안전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한인들에게 ‘종각아파트’로 알려진 웨스트 트웬티 아파트(사진)는 노인전용 아파트에서 지난 2000년 서민복합아파트(Mixed Population Building)로 바뀌어 저소득층 주민들이 입주하면서 한인노인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입주노인들에 따르면 최근 1-2달 사이만 해도 3명의 노인이 다치거나 강도를 당했다.
송정순(86) 할머니의 경우 젊은 사람들의 다툼을 말리다 짚고 있던 지팡이를 뺏겨 머리를 맞았으며, 박선녀(93) 할머니는 떠밀려 손목이 부러지는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또 70대 후반의 원 모 할머니는 젊은 흑인 여성에게 폭행을 당하고 현금 70달러를 뺏겨 용의자를 붙잡은 결과 같은 아파트 입주자로 밝혀졌다.
시주택국의 방침에 따라 서민아파드로 변경된 노인아파트 중 한인노인들이 거주하는 곳은 종각아파트와 체이스 아파트 등 2곳. 체이스 아파트의 경우 한인이 10세대 정도 거주하고 이주 능력이 있지만, 종각아파트의 노인들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독거노인이 많아 이주가 힘들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황정순 메릴랜드 애비뉴 의료복지센터 대표는 “이곳을 떠날 경우 양로원으로 보내겠다는 자녀들이 있어 노인들이 이주를 거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한인노인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 어려움이 더욱 크다”고 걱정했다.
볼티모어한인노인센터의 남기모 총무는 서민아파트로 바뀌면서 저소득 젊은 층들이 입주해 수년전부터 피해 예방 차원에서 종각아파트 거주 노인들에게 이주를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 총무는 입주한 젊은 층의 경우 마약사범으로 의심되는 이들이 많아 노인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특히 사람이 없는 빈 복도나 엘리베이트에서 이들과 맞닥뜨릴 경우 피해를 막을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남 총무는 한인노인들이 현금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져 범행의 타깃이 되고 있다며, 실제 피해를 당했다는 호소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남 총무는 노인들에게 위험성을 적극 홍보해 상당수의 노인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했지만, 자녀들이 아직 심각성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이주를 돕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때 150세대 이상 한인노인들이 거주하던 종각아파트에는 한인노인들이 계속 빠져나가 현재 80여 세대 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메릴랜드 애비뉴 의료복지센터 측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관계자들이 찾아가 사후 처리를 돕고, 아파트측에 안전문제에 대해 항의하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발뺌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종각아파트의 매니저인 해리슨은 정부 홍보담당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일체의 언급을 거부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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