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4회 구원등판해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96마일 3.1이닝 1실점 역투
메츠전 구원등판 팀 4연패 사슬 끊어
‘5선발 결정, 재고해도 되지 않을까’
LA 다저스의 박찬호(34)가 구원 등판해 빛나는 역투로 4연패의 늪에 빠졌던 팀을 구하며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제5선발 자리를 가져간 다저스의 특급유망주 클리이튼 커쇼(20) 앞에서 메이저리그 베테랑 투수의 진가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30일 뉴욕 셰이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원정 4연전 시리즈 2차전에서 박찬호는 바로 커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서 최고시속 96마일을 찍는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3⅓이닝을 2안타 1점으로 막아내 다저스의 9-5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박찬호는 2안타외에 포볼 3개를 내줬으나 이중 2개는 고의사구였고 삼진 3개를 잡아냈다. 전날까지 4연패로 승률 5할선 아래로 떨어졌던 다저스(27승27패)는 박찬호의 역투에 힘입어 다시 승률 5할선에 복귀했다.
바로 이틀 전인 지난 2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연장 10회말에 나와 끝내기 안타를 맞고 시즌 첫 패를 당했던 박찬호가 보기 좋게 다시 일어난 경기였다. 선발로 나선 커쇼가 1회초 3-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회 2점, 3회 1점, 4회 1점을 내줘 4-4 동점이 된 4회말 2사 주자 만루의 절대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메츠의 간판타자 데이빗 라이트를 6구만에 숏 땅볼로 잡고 급한 불을 끈 뒤 순항모드로 들어갔다. 5회말 선두 카를로스 벨트란을 1루땅볼로 처리한 박찬호는 이어 지난 1999년 다저스 시절 자신을 상대로 한 이닝에 만루홈런 2개를 친 페르난도 타티스를 2구만에 1루 땅볼로 잡았고 라몬 카스트로를 3루땅볼로 유도해 공 8개로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이어 6회에는 거포 카를로스 델가도에 이어 닉 에반스를 잇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대타 브라이언 슈나이더를 포볼로 내보냈으나 호세 레예스를 2루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순항하던 박찬호는 4-4 균형이 팽팽하게 이어지던 7회말 1사후 라이트에 2루타를 맞고 이날 유일한 위기에 몰렸다. 다음타자 벨트란을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악몽의 주인공 타티스와 재대결로 승부를 걸었으나 우전안타를 맞고 주자만루에 몰린 박찬호는 다음타자 카스트로의 3루땅볼로 1실점했으나 델가도를 고의사구로 내보낸 뒤 에반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날 최대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스코어는 4-5. 그대로 끝나면 불운한 패전투수가 될 상황이었으나 이번엔 그의 역투에 보답하듯 4회이후 잠자던 다저스 타선이 깨어나며 그를 도와줬다. 8회초 선두 후안 피에어가 숏 내야안타로 출루한 것을 기폭제로 다저스는 5연속 안타를 폭발시키는 등 6안타와 폭투를 묶어 대거 5점을 뽑아내 9-5로 경기를 뒤집고 일거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맷 켐프가 2루타로 피에어를 홈에 불러들여 5-5 동점을 만든 뒤 제프 켄트와 러셀 마틴, 블레이크 드윗의 적시타가 폭죽처럼 터졌다.
승기를 잡은 다저스의 조 토리 감독은 8회말 조나단 브락스턴, 9회말 다카시 사이토를 투입해 추가실점없이 승부를 끝냈다. 구원승을 따낸 박찬호는 시즌 2승1패, 방어율 2.41을 기록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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