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한인사회에는 공짜를 미끼로 순진한 투자자들을 끌어 들이려는 유혹이 많은 것 같다. 대형 금융사기부터 재정상품에 해박한 사람들도 헷갈리는 과대광고나 세일즈 수법들에 의한 피해 사례들은 거의 예외 없이 공짜의 유혹에서 시작된다. 아주 높은 이자를 보장한다든지 20%의 공짜 보너스를 준다는 유혹은 우리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누구나 안전하고 수익률이 높은 오아시스를 찾으려 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금융회사들이 우리에게 돈을 공짜로 쥐어주거나 눈곱만큼이라도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하지 않는다.
공짜 홀의 달콤한 유혹
누구나 최악의 스코어나 뼈아픈 통한으로 얼룩진 홀을 몇 개쯤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 스코어카드를 잘 살펴보면 이런 기억들은 짧은 파4 홀 소위 공짜 홀에서 자주 발견된다. 300야드에서 400야드 미만의 파4 홀은 거리가 짧아 쉬울 것 같지만 프로에게조차 까다로운 경우가 많은데 골프코스 디자이너가 거리의 혜택을 주는 대신 다른 위험요소들을 더 정교하게 준비해 놓기 때문이다. 벙커나 워터 해저드는 물론 랜딩지역을 아주 좁게 하고 경사지게 만들어 어프로치샷을 어렵게 만든다. 프로대회에서 페어웨이의 일정 지역이 누더기처럼 난타당한 장면을 보게 되는데 그 곳이 어프로치 하는데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욕심만 앞세워 무조건 드라이버 거리의 희열에 안주하기보다 확률이 높은 어프로치샷, 이상적인 랜딩지역, 방향 즉 샷의 앵글을 고려해 티샷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짜 홀은 오히려 골퍼의 아킬레스건을 공격하는 가장 위험한 유혹이므로 진정한 싱글이 되려면 이 유혹에서 자신을 지켜낼 능력을 갖춰야 한다.
자산의 컨트롤은 절대로
재정과 투자의 세계에서도 공짜를 바라면 망하기 십상이다. 보험회사들을 필두로 많은 금융사들의 셀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장점들을 강조하지만 한 가지 만고불변의 공통점은 회사가 돈을 거져주며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20%의 즉석 보너스와 원금 보장은 물론 증시 인덱스가 상승하면 자산이 함께 상승한다는 달콤한 광고를 접하는데 투자자의 아킬레스건인 안전성과 고수익률을 잘 배합한 것 같다. 그러나 이 연금 상품의 안을 살펴보면 ‘공짜는 절대 없다’는 원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투자 때 5~7%의 진짜 보너스(본인이 맘대로 쓸 수 있는 돈)를 축적자산(accumulation value)에 주는 대신 범칙금 기간을 늘리고 수수료를 높이는 것은 일반적이나 위의 즉석 보너스는 보호 혹은 베니핏 베이스에 주는 것으로 장기간 유지한 후 일정기간에 일정 퍼센트 한도 내에서 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원금을 보장하는 대신 지정한 인덱스마다 복잡하고 치밀하게 계산된 상승 제한폭 또는 ‘캡’(cap)을 적용하는데 금융사는 원금보장의 위험을 떠맡는 대신 지수의 상승폭을 제한함으로 이익을 창출한다.
예를 들면 연 11%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한 S&P 500지수를 지정하면 대개 그 상승폭은 6% 미만으로 책정되는데 그 나머지는 회사가 차지하는 셈이다. 회사는 위험감수의 보상을 수수료가 아닌 ‘캡’이라는 장치를 통해 챙긴다. 따라서 증시를 통해 자산을 축적하고 증식하려면 자신의 재정상황과 목표에 가장 효율적인 상품을 선택하고 운영하는데 집중해야지 공짜에 휩쓸리면 낭패 보기 쉽다.
공짜는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가장 위험한 유혹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산의 컨트롤을 남에게 넘겨주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변재성
<워델 & 리드 재정자문 부장>
(310)895-0406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