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사망 원인 중 1위는 심장병이다. 전체 사망자의 1/3 정도가 심장 이상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이 암으로 4명 중 하나가 이 병으로 죽는다. 심장이나 암 때문에 죽을 확률이 절반이 넘는 셈이다.
그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는 하나 암은 아직도 잘 치료가 안 되는 병이다. 남녀 공히 암중 치사율이 가장 높은 폐암의 경우 완치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조기에 발견해야 치료가 가능한데 조기 발견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발견될 정도로 종양이 커진 상태에서는 이미 치료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역시 잘 발견이 안 되는 췌장암도 비슷한 경우다.
폐암과 췌장암은 암 가운데 발병율 5위안에 들 정도로 흔한 암이다. 그러나 희귀하면서도 치료하기 힘든 암도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뇌종양이다. 해마다 1만8,000명의 미국인이 뇌종양 진단을 받으며 이중 절반 정도가 악성 교종이다. 악성 교종은 치료가 불가능하고 생명을 연장하는 것만 가능한데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짧으면 1년 남짓, 길어야 2~3년 살 수 있다.
이 악성 교종에 미 원로 정치인 테드 케네디가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76세의 고령을 감안하면 오래 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와 같이 가장 오랫동안 연방 상원에서 활동한 90세의 로버트 버드 의원(민/ 웨스트버지니아)은 의회에서 그를 위해 기도하다 말고 “내 귀하고 귀한 친구 케네디”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도 케네디야말로 “엄청난 용기와 힘, 정신”을 가진 인물이라고 추켜세웠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그가 추진한 민권법이 없었더라면 내가 오늘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나는 그의 어깨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미 최고 명문가의 마지막 주자인 테드 케네디는 전형적인 뉴잉글랜드 리버럴로 보수파들의 표적이 돼왔다. 두 형이 암살범의 총탄에 쓰러진 후에는 대통령직에 대한 야심을 품은 적도 있지만 1969년 매사추세츠 채퍼키딕에서 자동차 사고로 물에 빠진 후 선거 운동원이었던 메리 조 코페치니만 물에 빠져 죽게 두고 살아 나온 일이 발목을 잡아 결국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그 후 그는 연방 상원에서 갈수록 벌어져 가는 공화 민주 양당의 중재자로서 큰 역할을 했다. 최근 대표적인 것의 하나가 부시 행정부와의 합의로 입법화 된 교육 개혁안(No Child Left Behind)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제일 먼저 법제화된 법안도 케네디가 발의한 것이다. 70~80년대 한국이 군사 독재에 시달렸을 때 민주화 운동을 지원해 한국민과도 가까웠고 이민 개혁 입법을 줄기차게 추진하는 등 이민자 권익 옹호에도 힘써왔다.
케네디는 21일 일단 퇴원했다. 의사들은 앞으로 몇 차례 테스트를 더 한 후 어떤 치료를 하게 될 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은 미국인들이 그의 쾌유를 빌고 있지만 그의 병든 모습은 한 때 미국을 주름잡던 케네디 가의 해가 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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