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시가 수돗물 사용량을 줄이고 폐수와 빗물을 정화해 사용함으로써 외부 의존도를 대폭 줄이는 방안을 강력히 추진한다.
15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와 콜로라도강 등지로 부터 물을 공급받아 생활하고 있는 LA시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수돗물 수요량의 15%까지 자급한다는 계획아래 연간 320억 갤런의 폐수와 빗물을 재활용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 사업에는 폐수와 빗물을 한 곳에 모아 정화하기 위한 시설에 10억 달러가 투입되는 등 대략 20억 달러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일상 생활에 상당한 규제를 가해야 하는데, 건축주들은 물을 사용하지 않는 소변기나 기후감지 스프링클러 시스템, 주차장의 빗물 흡수장치 등을 설치하는 것이 강제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또 주택이나 사업장내에 첨단 저수장치를 설치토록 하고 일정한 기준을 충족할 경우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으며 잔디 물주기나 세차를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한 새로운 방침이 마련될 전망이다.
지난 1990년대 가뭄 기간에 LA시는 길거리에서의 세차 금지, 스프링클러 사용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이번에는 주중 특정 날짜의 잔디 물주기 금지와 같은 보다 구체적이고 강화된 규제가 따를 예정이다.
현재 LA 인근의 롱비치를 비롯한 여러 도시들이 LA시와 유사한 고민을 안고 가정 및 상업용 수돗물 공급을 제한하고 있으며, 오렌지카운티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남부의 여러 지자체들 역시 폐수를 식수로 재활용하고 있다.
LA시는 지난 1990년대에도 유사한 폐수 재활용 방안이 승인돼 추진하던중 제대로 정수되지 않은 물이 공급될 것이라는 비난 때문에 폐기됐으나 이번에는 보다 공격적이고 진보된 재활용 프로그램을 실시, 성공을 거두겠다는 복안이다.
데이비드 너하이 수도전기국(DWP) 국장은 이는 LA시를 위한 급진적인 조치들이며, 앞으로 다른 도시들에 지침이 될 것이라면서 지금은 시대가 변했고 새로운 기술을 갖고 있는 만큼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참여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폐수 정화 계획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시당국의 일방적인 추진은 부당하며, 주민 투표를 통해 일반 수돗물하고 정화된 물을 섞어 사용하는 것을 받아들일 지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엔시노 지역 주택소유주 모임의 제럴드 실버 회장은 결국 시민들이 사용해야 하는 물의 결정권을 시장이나 시의회, 수도전기국이 갖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고 웨스트체스터 주민의회의 데이비드 코핀은 연간 1만4천~1만6천 가구가 신축되는 상황에서 시의 계획에는 성장을 어떻게 조절하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빠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엔시노 주민평의회 멤버인 밀리 해밀턴은 폐수 재활용은 안전하고, 필요하며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다. 지구상에 더이상 새로운 물이 없다고 반박하는 등 재활용 방안을 찬성하는 쪽도 상당하다.
더구나 의욕적인 이 계획이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시장에게 위협적인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더 높은 정치적 위치로 진출할 수 있는 환경 지도자로서의 빛나는 업적이 될 수도 있어 실천에 옮겨질 가능성은 높아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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