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재점화, 가수들이 나섰다
亞각국 네트워크 형성 잘돼… 앨범 내고 한중일 동시활동
’대륙 정복’ 등 오만한 자세 외려 반한류 정서 부를수도
한국을 아시아의 문화 중심국으로 발돋움시켰던 ‘한류’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주인공 배용준 최지우 등 배우군(群)이 한류를 촉발시켰다면 최근에는 가수들이 한류의 첨병으로 나서고 있다. 아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투어는 물론 아시아 국적의 멤버들을 영입하며 또 다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아시아 전체를 끌어안기 위해 현지화(現地化) 현인화(現人化) 전략으로 무장한 가요계의 ‘신(新) 한류’ 전략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 네트워크 전략 1. 동시 활동 시대를 열어라!
장나라는 자신의 6집 앨범 <드림 오브 아시아>에 ‘아시아 통합 앨범‘이라는 타이틀을 더했다. 이는 아시아 가수로는 처음으로 앨범에 붙이는 수식어다. CD1에는 한국어 11곡을 비롯해 일본어 3곡과 영어 1곡 등이 담겼다. CD2에는 중국어 10곡, 광동어 1곡을 담았다. 장나라는 현재 중국 홍콩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그리고 베트남을 잇는 프로모션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장나라의 활동이 주목되는 것은 동시간에 아시아 전체 무대 겨냥하는 첫 사례라는 점이다. 장나라는 틈틈이 국내 무대에 오르며 어제는 일본 도쿄에서, 오늘은 중국 상하이에서, 내일은 한국 서울 무대에 오르는 ‘신출귀몰’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나라 소속사 관계자는 “아시아인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무엇보다 각국의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현지 네트워크가 형성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나라 외에도 동방신기 SS501 슈퍼주니어 sg워너비 등 국내 정상급 가수들에게 이제 국경은 무의미해 졌다. 해외 활동을 위해 국내 활동을 접는 경우는 이제 사라지고 있다. 대신 대규모 아시아 투어를 비롯한 프로모션으로 국내 활동 버금가는 에너지를 아시아 팬들에게 쏟고 있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아시아 무대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왕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수월하다. 여기에 정서적으로 유교문화권이라는 문화적 친근감은 국내 스타가 아시아 팬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만들고 있다. 인터넷을 비롯한 온라인 산업의 발전으로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이 갖춰진 것도 동시 활동 시대를 가능하게 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활동 중인 SS501 소속사 DS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음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음반을 내기 위해 들였던 물리적인 시간과 절차가 생략되고 있다. 한국에서 싱글을 내면 아시아 각국에서 실시간으로 음원을 다운 받아서 즐기는 시대가 열렸다. 적어도 아시아 권에서는 대중문화 시차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 네트워크 전략 2. 콘텐츠를 공략하라
동시 활동 시대를 열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은 방송 콘텐츠다. 중국을 비롯한 동남 아시아 권에는 방송 모니터를 통해 한국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꼼꼼하게 챙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드라마에서 쇼 오락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다.
물론 한류의 첫 시작은 <겨울 연가> 등을 비롯한 드라마였다. 흥미로운 점은 동시 활동 시대를 열도록 만든 것은 쇼 오락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강호동의 천생여분>(MBC)를 시작으로 <일요일이 좋다-X맨을 찾아라>(SBS) 등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이미 종영을 했지만 현재까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케이블 채널 Mnet 음악 프로그램 <엠! 카운트다운>을 비롯해 각 방송사의 음악 프로그램도 매주 시차 없이 해외에 노출되면서 국내 가수들은 아시아 팬들과 실시간으로 교감을 나누게 됐다. <리얼로망스 연애편지><작렬! 정신통일> 등을 연출한 SBS 박승민 PD를 비롯해 최근에는 몇몇 지상파 방송국의 제작진이 중국으로 건너가 프로그램 포맷을 전수하고 돌아올 정도다.
일본의 NHK 방송작가 토모코 씨는 “이전에는 일본의 프로그램 포맷을 한국에서 그것을 다시 중국에서 베끼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대중이 먼저 알아차리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신 인터넷 등이 발달하면서 각국 대중의 취향이 서로 겹쳐지고 있다. 아시아 각국의 제작진이 프로그램 구성을 계발하기 위해 전략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고 말했다.
아시아 전역이 동시 문화권으로 형성되면서 뜻하지 않은 잡음이 생겨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국내 연예인들의 해외 활동에 대한 자화자찬식 국내 반응이다. ‘열도를 뒤흔들다’‘대륙을 정복했다’ 식의 반응이 여과없이 자존심이 강한 일본과 중국의 대중에게 노출되고 있다. 반 한류 정서가 심심치 않게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적 오만과 자만도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에서 오랜 활동을 해온 가수 강타는 입대 전 인터뷰에서 “많은 중국 사람들이 한국 연예인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하지만 자칫 거만하고 얄미운 인상이 박히면 한류는 금세 힘을 잃을 것이다. 트렌드가 앞서 있다는 우월감을 버려야 한다. 단지 다른 문화를 보여준다는 겸손을 잃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