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모두 이긴다’는 뜻의 ‘지피지기 백전백승’을 자주 인용한다. 이 교훈을 재정운용에 적용하면 아마 자신의 재정상황과 목표, 그리고 현재와 미래의 경제와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하여 건실한 재정과 투자전략을 세워 실행한다면 자산을 성공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라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지피’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지만 정작 ‘지기’를 등한시하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나 자신을 알아야
골프게임의 백미는 샷을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골프는 정지해 있는 볼을 때리기 때문에 우리의 브레인이 내적, 외적 요소들을 충분히 분석하여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적극적 사고의 스포츠라 할 수 있다. 항상 다른 조건과 상황에서 가장 확률이 높은 샷을 선택하는 능력은 싱글의 필수조건이다.
모든 의사결정과정의 첫 단추는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 핸디캡은 물론 기본적인 샷의 통계수치를 알아두면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데 큰 도움이 된다. 첫째는 드라이버샷의 정확성을 말해주는 페어웨이 적중률이다. 드라이버나 3번 우드의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진 경우 스코어카드에 ‘O’로 표시한 후 적중률을 산정한다. 둘째, 그린 적중률(GIR)은 아마 골퍼들에게 스코어 향상의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정규 타수 내 그린에 안착시킬 경우 스코어카드에 ‘O’로 표시한다. 셋째, 칩샷과 피칭샷의 적중률로 40야드 내에서 3피트 안으로 붙였을 때 ‘O’로 아니면 ‘X’로 표시한다. 성공률이 60% 미만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넷째는 퍼팅으로 그린 위에서 시도한 스트로크 수를 적어 합산한다. 프로의 퍼팅 수가 29회인 것을 감안할 때 싱글이 되려면 반드시 30대 초반의 퍼팅 수를 유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매 홀마다 심리적인 상태를 1(매우 불안)에서 10(매우 자신)으로 적어 스코어와 비교하면 마인드 컨트롤에 큰 도움이 된다.
‘지피’보다 ‘지기’가 먼저다
오랜 경험을 통해 자산운용의 성공 여부가 자신의 재정상황과 목표에 대해 얼마나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즉 ‘지기’하는 겸손의 덕에 달려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경제나 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모든 정력을 쏟아 붓는다. 그러나 출발점을 모른다면 어떻게 종착역에 도착할 수 있겠는가?
재정 플래너와 상의해 종합적인 재정계획을 준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최고의 투자가 될 것이다. 재정계획은 재정분석, 투자전략, 자산보호, 은퇴계획, 절세계획 그리고 유산상속 계획 등 여섯 영역들을 포함하지만 첫 단추인 철저한 재정분석이 가장 중요하며 자세한 현금흐름 분석(cash flow analysis)과 보유자산 분석은 그 기초가 된다. 더불어 재정목표와 감정에 대해 자신과 솔직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 예를 들면 언제 은퇴하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며 얼마의 돈이 필요할지 재정 프로파일에 적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이것 자체만으로 재정목표의 성취 가능성이 10배 높아진다고 말한다. 특히 투자 전략을 수립할 때 첫째, 자신이 시장보다 똑똑하다고 믿는 우를 범하지 말 것 둘째, 내가 아는 정보는 이미 모든 투자가들이 공유하고 있으며 매우 제한적이며 불충분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투자의 역사는 축적한 여유자산을 총알로 삼는 장기 투자자들이 ‘백전백승’했다고 지적하는데 워런 버핏이 이를 대변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의 권면은 재정성공을 위한 제1원리라고 확신한다.
변재성
<워델 & 리드 재정자문 부장>
(310)89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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