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GS커뮤니티센터 ‘4회 어린이미술대회’ 대상
창의성.관찰력 등 예술적 감각 뛰어나
아버지가 들려주는 ‘효녀 심청’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커다란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감수성 많은 꼬마 아가씨 황해연(7·미국명 샐리·뉴저지 버겐 블러바드 스쿨 2학년)양.
잠들기 전 아버지가 현대에 맞게 개작해 들려주는 한국의 전래동화는 꿈나라로 가려던 마음을 어느새 멀리 달아나게 할 만큼 매일 행복한 기다림을 안겨주는 선물이다. 옛날이야기를 즐겨 듣는 딸 덕분에 결국 밑천이 닳은 아버지는 전래동화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인기 있었던 ‘전설 따라 삼천리’까지 소재의 원천도 그만큼 다양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미국에서 태어난 2세지만 집에서는 한국어 사용 원칙을 지키고 있는데다 유치원 시절부터 한국학교(성김대건)를 다니며 열심히 한국어를 익혀와 한국어 글짓기 대회에서도 여러 번 상을 탔을 정도로 한국어 구사력도 뛰어나다. 평소 예술가의 꿈을 키웠던 황양은 최근 자신의 꿈을 이루어나가는데 있어 의미 있는 첫 발을 뗐다. 5월 어린이날을 맞아 뉴저지 FGS 코리안 커뮤니티센터(KCC)가 개최한 ‘제4회 어린이 미술대회’에서 올해 대상을 거머쥐고 3일 열린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늘 꿈꾸던 예술가였지만 미술대회에서 상을 타기는 이번이 생애 처음이어서 더욱 뜻 깊다고. ‘친구들과 함께’라는 주제에 맞춰 출품했던 이번 작품은 스케이트장에서 재미있게 노는 친구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 윤곽선에 깔끔하게 줄을 맞춰 색을 꼼꼼히 칠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의 눈에서 바라본 풍경을 아이다운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그대로 담아냈다는 높은 평을 받았다.직업상 매일 어린 아이들을 접하는 소아과 의사인 아버지(황명운)와 가정주부인 어머니(황현주)의 눈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외동딸이라는 평가를 늘 받아온 터였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자신의 창의성과 예술적 재능을 조금은 보여줄 수 있어 한편으로는 큰 수확이 됐다고.
이번 수상작품을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창의성이나 예술성뿐만 아니라 평소 부모의 유일한 칭찬이었던 탁월한 관찰력 덕분이기도 하다. 친구들과 벌써 2년째 매주 한 번씩 스케이트장을 찾으면서 무엇하나 그냥 지나치지 않았던 덕분에 그림으로 완성해 낼 수 있는 밑바탕이 됐다. 스케이트 이외에도 평소 발레, 피아노, 수영 등 예체능 분야에 특히 많은 관심이 있어 틈틈이 시간 내서 배우고 있다. 색종이 접기, 레고 쌓기, 자석놀이도 즐기지만 요즘에는 흙 반죽을 하며 도자기 굽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낸다. 때때로 찾는 모마(MoMa) 현대미술관의 예술작품 감상과 메트 뮤지엄에서 만나는 이집트 미라에도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다.
뿐만 아니라 ‘라이온 킹’에서부터 ‘오페라의 유령’ ‘맘마 미아’에 이르기까지 또래 나이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다소 어려운 내용의 뮤지컬 대사와 음악도 한번 듣고는 곧잘 따라할 정도로 다방면에서 예술적 감각을 내비치고 있다. 모태에 있을 때부터 ‘남에게 무엇이든 다 퍼주고 베풀면서 살아라’ ‘남에게 무엇이든 바라지 말고 살아라’는 부모의 독특한 인생철학을 듣고 살아온 터라 친구들 사이에서는 대장 노릇보다는 졸병 역할이 더 익숙하다.
남의 것을 빼앗아오기보다는 차라리 빼앗기고 오는 것이 더 행복한 인생이라며 오히려 등을 토닥거리는 부모 덕분에 비록 졸병 역할이라 해도 그리 속상하지는 않다.그렇게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며 훗날 어른이 되어도 맑고 투명한 눈으로 바라보는 자기만의 세상을 화폭에 담아내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멋진 예술가가 되고 싶은 마음 하나만큼은 조금 욕심을 낼 뿐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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