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인디아의 뭄바이에서 딸 자하라를 안고 있는 안젤리나 졸리와 아들 매독스를 목마 태운 브래드 피트. 유명 스타들의 이런 사진을 얻기 위해 잡지사들은 수백만달러를 지불한다.
판매부수를 최고로 올려놓았던 피플 커버. 졸리와 피트, 딸 실로.
연예 잡지들 특종 사진 경쟁 치열
유명 스타들 사진 얻으려 돈을 물 쓰듯
‘찍으면 돈 된다’ 파파라치들 기승
사진 몇 장을 내줌으로써 보통 사람들은 평생 벌까말까 한 거액을 챙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인기 스타들이다. 인기 스타의 아기가 태어나거나 스타들이 결혼을 하면 그 사진을 쟁취하느라 잡지사들은 수백만 달러씩을 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행태는 미디어 비평가들의 비판을 받곤 했다. 그런 거액을 주는 잡지사나 돈을 받는 스타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일들이 너무 일상적이 되어 비판이 들어설 여지가 없어졌다.
피플이나 주간 OK! 같은 잡지에 실리는 인기 스타의 특종 사진들이나 인터뷰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거래 결과이다. 잡지사들은 이를 위해 종종 수백만달러를 지불한다.
그래서 생기는 의문은 정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것이다. 갓난아기 사진 몇장, 혹은 신부 사진 몇 장에 낯간지러운 기사 몇 줄이 정말 수백만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업계 중역들과 컨설턴트들은 딱 부러지는 답을 할 수는 없겠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대답이다.
몇 년 전만해도 사진 몇장을 얻기 위해 스타들에게 수백만 달러씩 지불하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3년 전 영국 잡지인 OK!가 미국 판을 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현재 거액을 지불한 특종 사진은 한달에 한번 꼴로 게재되고 있다.
그러면 잡지사는 그 많은 돈을 뽑아낼 수 있을까. 어떤 식으로든 직접적 회수는 어렵다. 대부분의 경우 잡지사들은 돈을 지불함으로써 특정 사진들을 한주나 두주 독점 게재하는 권리를 얻을 뿐이다.
잡지사 측은 이런 거액을 들임으로써 얻는 것은 측정 불가능한 가치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어떤 사진들이 있을 때 그것이 어디에 실릴 지를 사람들이 아는 가치, 그리고 경쟁사의 손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가치이다.
피플의 편집장인 래리 해킷에 의하면 지난해 피플은 결혼사진 한두개를 놓쳤다. OK! 측이 피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썼기 때문이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 상대지가 치고 올라가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OK!는 지금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특종을 위해 거액을 아끼지 않는다. 영국 미디어 재벌인 노던 & 쉘 산하 잡지인 OK!는 2007년 하반기 부수가 90만 여부였다. 발행부수 380만인 피플에 비하면 훨씬 뒤쳐진 수준이다. 하지만 과감하게 돈을 쏟아 붓는 덕분에 상당히 급성장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거액이 오고가는 만큼 잡지사 편집장들은 예리한 감각을 필요로 한다. 특정 시기에 특정 스타를 커버에 올리면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감을 잡아야 하는데 때로 예상이 빗나가기도 한다. 지난 몇 년간 이들 잡지의 돈 주머니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였다. 그런데 지난 2월 피플의 커버 사진이었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그의 갓난아기 사진은 판매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종 사진을 커버로 쓰고 관련 사진들을 실으면 가판대 판매는 늘어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보통 사진 값이 100만달러나 그 이상이니 이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 특종 사진 덕분에 평상시 판매부수 이상을 판매할 경우, 소비자들이 정가 전액을 지불한다고 해도 잡지 한부 당 잡지사에 돌아가는 수익은 2달러 미만이다.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개 중요한 특종 사진이 실릴 때 추가 판매 부수는 30만~50만부 정도. 추가 수익이 100만달러가 안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 내만을 대상으로 할 때이다.
특종 사진들이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웹사이트를 통해서이다. 제니퍼 로페즈의 아기 사진이 실렸을 때 피플 웹페이지(People.com)는 잠시 평상시 온라인 독자의 두배를 기록, 하루에 400만명 정도가 사진을 보았다. 이런 종류의 폭증은 광고 효과와 직결될 수 있다.
10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는 잡지사가 거액을 주고 사진을 사들이는 일이 없었다. 피플이 이 분야에서 거의 독보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난 2000년 웨너 미디아의 Us잡지가 월간에서 주간으로 바꾸고 보다 적극적으로 경쟁을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여기에 다른 잡지들이 가세하면서 갑자기 사진에 돈을 거는 전쟁이 시작되었다. 대부분 프리랜서 사진가들이 찍은 사진들로 유명 스타가 식당을 나오는 장면 따위의 보통사진들을 잡지사들이 수만 달러에 사들이자 스타들을 뒤쫓는 파파라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런 와중에 지난 2005년 8월 OK!가 등장했다. 막강한 노던 & 쉘을 뒤에 두고 수십만, 수백만 달러를 기꺼이 쏟아 붓자 피플이 그에 응하면서 가격 경쟁이 벌어졌다.
피플의 해킷 편집장은 이런 경쟁을 장기적 전략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거액을 지불하는 것이 좋을 리는 없지만 독자들이 그런 사진들을 갖게 되는 것은 기쁘다고 그는 말한다.
피플 3월호의 커버. 제니퍼 로페즈와 쌍둥이.
제니퍼 로페즈와 아기 사진 최고가
피플, 3월 커버에 500여만달러 지불
특종 사진들이 수백만 달러씩에 거래되었다는 보도와 관련, 잡지사 측은 액수가 잘못 알려졌다는 주장들을 펴고 있다. 잡지사가 진짜로 지불한 액수는 훨씬 적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특정 사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얼마를 지불했는 지를 말하기는 거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거액이 지불된 것은 지난 3월 피플에 게재된 가수 제니퍼 로페즈와 마크 앤소니의 갓난 쌍둥이 사진. 당시 피플은 이들 사진을 처음으로 게재하는 대가로 사상 최고액인 500만달러 이상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앞서 최고가는 지난 2006년 배우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아기, 실로의 사진. 피플은 당시로서는 최고가인 410만달러를 지불했던 것으로 보고되었다. 아기의 부모는 이 돈을 자선기관에 기부했다. 피플은 이에 대해 액수가 잘못 알려졌다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이 사진 덕분에 피플은 평소보다 80만부 이상을 더 판매, 이제까지 미국 내에서 최고로 판매부수가 늘어나는 기록을 세웠다.
한편 잡지사들은 거액을 주고 사진을 사들인 후 대개 국내용 판권을 사용하고 국제 판권은 외부로 파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비용이 본래 지불 액수보다 훨씬 낮아지곤 한다. 로페즈 가족사진에 대해서도 피플은 해외 게재권을 팔았다.
<뉴욕타임스 - 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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