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은 많은 변화를 가져 왔다. 특히 유럽의 프리미어리그는 더 이상 그림의 떡이 아니라 박지성 등 우리 선수들의 경쟁무대가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히딩크의 리더십 하에 체질을 완전히 바꿔 수십년 동안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었던 ‘문전처리가 미숙하다’는 한국 축구의 꼬리표를 날려버린 것이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점수로 직결되는 ‘문전 플레이’는 육체적, 정신적 압박이 엄청나기 때문에 민첩한 판단은 물론 반복훈련과 경험을 요구한다. 투자와 자산운용에서도 문전처리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스윙은 참 좋은데
스윙이 매우 좋고 공도 길게 치는데 실전에 약한지 성적이 좋지 않은 골퍼를 자주 만난다. 거꾸로 공은 엉성하게 치는데 18홀이 끝나면 늘 웃는 골퍼도 있는데 그 차이는 스코어링에 직결되는 숏게임 능력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 신체적 차이에 전혀 관계없이 누구나 노력하면 발전할 수 있는 숏게임에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는 골퍼는 흔치 않다.
1992년 US오픈 챔피언 톰 카이트는 골프 명문인 텍사스대 출신인데 가끔 어린 후배들을 찾아 라운딩하며 격려한다. 그런데 후배들이 스윙이나 샷의 거리는 자신들이 더 나은 것 같은데 왜 스코어는 형편없이 차이가 나는지 자주 질문한다고 한다. 카이트는 후배들에게 숏게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자신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숏게임 연습에 투자하는지 알려주면 대부분 무척 놀란다고 한다. 우리도 연습시간의 30% 정도만 숏게임에 돌린다면 성적을 빨리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돼지는 되지 말라
투자와 자산운용에서 성공하려면 물론 좋은 종목을 싸게 구입해야 하겠지만 잘 관리하고 적절한 시점에 처분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다양한 분석과 자료를 이용해 증권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오히려 쉬운 과정이다. 그러나 종목을 사들인 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환경과 개별회사들의 움직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물론 그 성적표는 대부분 후자에 의해 결정 난다.
CNBC 방송에서 볼 수 있는 짐 크레이머는 최근 저서에서 스물다섯 가지 투자의 규칙들을 설명하면서 그 첫째로 ‘황소도 돈을 벌고 곰도 돈을 벌지만 돼지는 도륙 당한다’는 레슨을 들었다. 황소로 대변되는 강세장이나 곰인 약세장에서 여러 투자전략과 방법을 통해 돈을 벌 수 있지만 오르면 더 오르겠지 또는 내리면 이젠 오르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돼지처럼 종목을 손에 쥐고 뭉그적거리면 반드시 돈을 잃는다고 강조한다. 누구나 자신의 생각에 따라 종목을 사들일 수 있지만 험난한 과정을 잘 견딘 후 처분하는 시점에 도달했을 때 민첩하게 행동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많은 경험과 훈련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의 재정상황과 목적에 기초해 투자계획과 전략을 미리 준비해야만 매입 후 각 종목의 가격추이 상한선과 하한선을 기준으로 적절하게 대응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유종목이 상승할 때는 물론 하락 대 대응전략이 없다면 방황하거나 돼지처럼 도륙당하기 쉬울 것이다. 투자의 성적표는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서 민첩한 판단이 요구되는 문전처리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투자분석과 자산운용의 훈련을 받지 않았다면 약간의 비용이 들더라도 펀드 매니저와 같은 유능한 전문가를 찾으라고 권하고 싶다.
변재성
<워델 & 리드 재정자문 부장>
(310)89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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