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초쿠카몽가의 스테이크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애슐리 벡텔. 불경기를 맞아 그녀의 팁 수입은 크게 줄었다.
고객들은 점차 값이 싼 메뉴를 선택하면서 식당 종업원들은 이중의 수입 감소 타격을 입고 있다.
‘팁’의존 큰 업소 종업원들 불경기 맞아 ‘비상’
요식업에서 세차 업에 이르기까지 전체에 파급
조슬린 어포새거는 헤어스타일리스트다. 그녀의 전체 수입 중에 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정도였다. 경제가 둔화되면서 그녀는 한 가지 생존계획을 세웠다. 식당 등에 갔을 때 팁을 적게 주는 것이다.
조슬린은 외식하러 나갈 때 지난해 보다 1,2달러 정도 적게 팁을 놓는다. 서비스가 나빠서가 아니다. 경제 때문이다. 들어오는 게 적으니 나가는 것도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이지 예전에 비해 벌이가 영 시원치 않다. 개솔린이나 다른 것들에 돈이 더 많이 들어서만이 아니다.” 그녀의 말이다. 패서디나의 한 미용실에서 일하고 있는 데 경기가 전 같지 못한 것이다.
경제는 나빠지고 인플레이션은 가중된다. 실업은 늘고 주택경기는 말이 아니다. 이 와중에 웨이터, 미용사, 페트 그루머 등은 이구동성으로 하소연을 하고 있다. 고객들의 손이 작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도대체 팁을 얼마나 줄이고 있을까. 그 측정이 어렵다. 그러나 어찌됐든 줄고 있는 것만은 사실로, 이는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의 요식업계는 1천310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연방정부, 헬스 케어 산업에 이어 전 미국 내 산업에서 세 번째로 고용인구가 많은 비즈니스가 요식업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110여만명이 식당 등 요식업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의 수입에서 팁이 차지하는 비율은 상당히 높다.
또 수천, 수만에 달하는 세차업소에서 일하는 사람, 네일 살롱 종사자, 택시 운전사, 그리고 그밖에 수많은 직종 종사자들의 경우도 팁은 주요 수입원이다.
이 같은 전반적인 팁 액수의 감소는 불경기로 점차 압박을 받고 있고 또 따로 기댈 곳이 없는 수많은 서비스 산업 근로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이다. 일부 식당들은 아예 문을 닫았다. 일부 식당들은 영업규모를 축소하면서 일부 종업원들을 해고했다. 이 모두가 불경기 탓이다. 다른 서비스 업종들도 비슷한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코널 대학의 호텔경영학 교수로 소비자 행태조사 전문가인 마이클 린은 이 분야에 조직적인 연구조사는 없지만 미국 전체로 연간 뿌려지는 팁의 총액은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그 팁 액수가 최근 몇 개월 들어 불경기 영향으로 줄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시카고의 식당업 컨설턴트인 맥 브랜드는 웨이터나, 웨이트레스 등의 수입에서 팁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에서 60%에 이르고, 고급 식당의 경우 비율은 더 올라간다고 밝히고 있다. “요식업소 종업원의 경우 고액봉급자는 거의 없다. 최저임금을 받을 뿐이다. 그런데 팁 수입이 줄어들면 일을 그만두는 수밖에 없다.” 브랜드의 말이다.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팁을 받고 살아가는 근로자들의 형편은 경기가 안 좋을 때 다른 주에 비해 그래도 낳은 편이다. 주법이 요식업 종사자 등에게도 시간당 8달러의 최저임금을 지급하도록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주들의 경우 요식업소 등 주로 팁에 의존하는 업소 종업원들은 연방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시간당 2달러13센트를 받는다.
브라이언 베스트는 유니버설 시티 워크에 있는 한 팬시한 식당 종업원이다. 보통 토요일 저녁이면 팁 수입만 평균 200달러가 됐었다. 요즘은 그게 아니다. 팁 수입은 크게 떨어져 주말 저녁에도 120달러가 고작이다. “사람들이 돈이 없는 것 같다. 나와서 외식은 하는데 팁은 크게 줄었다.” 베스트의 말이다.
그가 일하는 식당을 찾는 고객들이 요즘 놓는 팁은 10%에서 15% 정도로 경기가 나빠지기 전에는 최소15~20%이상 씩 놓던 것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는 설명이다. “나 자신도 클럽이나 바를 가는 횟수가 줄었다. 돈이 없으니까.” 그의 푸념이다.
업소마다 ‘디스카운트’ 자구책
정비례해 이중 수입 감소 타격
불경기를 맞아 일부 식당들은 떨어지는 매상을 올리기 위해 나름의 자구책을 세우고 있다. 가격을 내린다. 스페셜을 많이 제시한다. 거기다가 할인까지 해준다. 일부 식당들은 음료수 ‘리필’을 더 자주해주고 일부 디저트 같은 것을 ‘프리’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 같은 프로모션 책들은 그런데 팁 수입 감소를 불러오고 있다.
란초쿠카몽가의 한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일하는 애슐리 벡텔은 바로 이 같은 팁 수입 감소 현상의 증인이다. 인랜드 엠파이어지역인 이곳은 주택차압률이 그 어느 곳보다 높은 곳으로, 주민들은 어떻게든 지출을 줄이려는 경향이다. 그 결과 그녀가 벌어들이는 팁도 크게 줄었다.
“덩치가 꽤 큰 남자들이 와서는 과거에 비해 작은 스테이크를 주문한다.” 벡텔의 말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28달러95센트짜리 큼직한 립 아이 스테이크를 시키던 그들이 17달러95센트짜리 설로인 스테이크를 주문한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식당이 발행한 디스카운트 쿠폰까지 제시한다.
문제는 이처럼 단가가 낮은 메뉴를 선택하는데다가 또 디스카운트된 액수로 산정해 팁을 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로서는 이중삼중으로 팁 수입이 주는 셈이다.
“고객들은 지난 가을만 해도 1인당 평균 27달러를 썼다. 요즘은 24달러로 줄었다.” 식당주인의 설명으로, 때문에 이윤은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시에라마드레에 있는 스킨케어 업소 주인인 로라 허시는 이 같은 이중타격으로부터 종업원들을 보호하기위해 꽤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킨케어 업소도 불황을 타기는 마찬가지다. 때문에 모든 서비스에 파격적인 할인가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에게 정규 서비스 가격을 반드시 알리고 할인가가 아닌 그 정규가격의 20%를 팁으로 놓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페트 그루머들도 박해진 팁으로 고전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만 해도 애완견 빗질을 맡기는 고객 중 보통 50%이상은 팁을 놓고 갔었다는 게 한 그루머의 말이다. 그러나 지난 6개월간 개솔린과 식품가격이 치솟으면서 팁을 주는 고객은 30%정도로 줄었다.
그리고 그나마 그 액수마저 줄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 10달러 주던 사람은 5달러를, 또 5달러를 주던 사람은 2~3달러가 고작이라는 이야기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