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개는 구한말 조선의 정계를 좌지우지하던 인물이다.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청 왕조는 무력개입을 해온다. 그 때 조선에 부임해 왔다. 당시 그의 나이는 26세. 직함은 감국대신. 조선 감독관이란 뜻이다.
이 새파란 애송이는 방자하기 짝이 없었다.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아버지뻘의 조선의 대신들에게 마구 하대를 해댔다고 한다. 스스로를 ‘원대인’이라고 했다. 그리고 고종을 뵈러 입궐할 때도 가마에서 내리지도 않았고 오히려 허락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고종에게 호통을 치기까지 했다. 그뿐이 아니다. 심지어 수라상을 걷어차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사실에 있어서는 일개 공사에 불과한 그다. 그러나 그 위세란 차라리 횡포에 가까웠다. 고종과 독대 중에 주먹을 날릴 뻔 했다는 말이 당시 외교가에 나돌 정도였으니….
붉은색 오성홍기가 마구 휘날린다. 그 붉은 깃발들이 어느 순간 흉기로 바뀐다.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행렬을 옹위하던 깃발이었다. 일단의 티베트 지지 시위자들을 만나자 폭력의 도구가 된 것이다.
한국인들이 다쳤다. 미국인, 캐나다인들도 폭행을 당했다. 심지어 경찰까지 부상을 입었다. 베이징이 아니다. 서울 한 복판에서 일어난 일이다. 수천 명의 중국 청년들이 중국의 인권문제에 항의하는 인권운동가들에게 떼를 지어 다니며 여기저기에서 폭행을 가한 것이다.
이들은 시내 중심가에 있는 호텔에 난입해 반 중국시위자들은 물론이고 경찰까지 깃봉, 흉기 등으로 무차별로 가격하기도 했다. 네티즌 동영상에는 넘어진 사람을 발로 밟고 머리를 때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한마디로 오만방자함의 극치다.
사실 중국의 한국에 대한 무례는 한 두 번이 아니다. 한국의 외교관이 중국 공안원에게 폭행을 당한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다가 봉변을 당한다. 사전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공안원들에게 마이크를 빼앗기고 강제로 쫓겨나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거기다가 이제는 중국의 젊은이들, 그것도 한국에 공부를 하러 왔다는 유학생들이 제멋대로 벌건 대낮에 폭력을 휘둘러댄 것이다.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한 가지, 관련해 지적할 게 있다. 그 야만적 행동을 자초한 부분은 없는가 하는 것이다. 외교관이 매를 맞아도 말 한마디 못했다. 그 흔해 빠진 촛불시위조차 없었다. 탈북자 인권유린 사태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러니 원세개의 후예들은 오만해질 대로 오만해진 것이다.
‘중국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번 사태가 주는 반면의 교훈을 애써 찾는다면 바로 이게 아닐까. 중국 대륙은 인권불모 지대인 공산당 일당독재가 지배하는 땅으로, 나라의 품격을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 아직 먼 나라라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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