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SF 아시안 아트 뮤지엄 큐레이터 어시스턴트 김윤경씨
“우회를 하긴 했지만 결국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지난 12월부터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아트 뮤지엄에서 보조 큐레이터로 일하기 시작한 김윤경(24세, 사진)씨는 마침내 자신이 원하던 ‘딱 맞는’ 일을 찾았다. 의대 진학을 고려해 UC샌디에고에서 프리메드(의과준비) 과정을 시작했던 김씨는 “글쓰고 하는 게 좋았다.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을) 숨길 수 없었던 것 같다”는 말로 박물관 길라잡이의 길로 들어선 계기를 설명했다.
졸업하기 1년전 여름, 김씨는 LA의 한 뮤지엄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큐레이터로서의 첫 걸음을 떼어 놓은 후 졸업하기 전까지 약 1년간 샌디에고 현대미술관에서 인턴을 지냈다.
당시 수석 큐레이터(Chief Curator)에게 바로 연락해서 원하는 일을 가질 정도로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김씨는 일이 없을 때도 꾸준히 박물관으로 달려가 ‘자율 학습’을 계속했다.
그렇게 열심히 몰두하다 보니 좋은 기회도 찾아왔다. 인턴의 신분이면서도 빛과 공간을 주제로 한 유명 현대작가인 로버트 어윈의 대표 작품들을 망라해 보여주는 비중있는 전시회를 맡게 된 것. 이런 일련의 경험이 지금의 자리에 이르는데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현대미술에 관심을 둔 터라 졸업 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SF MOMA)에서 다시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한 김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SF 아시안 아트 뮤지엄에서 정식 직원으로 일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월 첫 지원때 아시안 아트 뮤지엄으로부터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으나 김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한달 후 다시 정성껏 준비한 원서를 메일로 보낸 김씨는 고대하던 인터뷰 연락을 받아냈다.
이제 갓 일을 시작한터라 권지연 한국관 큐레이터로부터 기획에서부터 소장품 자료 리서치 등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지난해 일을 시작하기 무섭게 큰 행사중 하나였던 불교 프로젝트 탱화 시연회에서 단단히 한 몫 거들었다.
현재 권지연 큐레이터의 보조역으로 일하면서 교육 프로그램 준비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씨는 한국 현대미술로 박사학위를 딸 계획이다.
한국에서 자란 배경으로 한국 현대미술사에 대해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는 김씨는 한국문화가 최근에야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한국문화를 처음 접해본다”면서 “관람객들이 (한국이) 이런 아름다운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놀라워한다”고 전했다.
의상디자인을 하시는 어머니와 UC데이비스에서 인테리어를 공부하고 있는 여동생을 둔 김씨가 미술방면에 열정을 가지게 된 것은 아무래도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박승범 기자> sb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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