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장경제의 원칙을 근간으로 삼는 자유방임주의 경제체제가 큰 도전을 받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폭락과 신용경색으로 촉발된 금융시장의 위기가 경제전반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면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재무부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단순한 경기부양책이나 통화정책의 틀을 벗어나 투자은행에 신규대출을 허용하거나 베어스턴스 사례처럼 직접적인 구제금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경제를 부양할 수 있을지 몰라도 자본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장기적인 폐단을 경계해야 한다는 견해도 강하게 일고 있다.
상대방은 안다
몇 년 전 USA 투데이가 재미있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성공한 기업인 골퍼들에게 스코어를 줄이고 알까기나 라이를 개선하는 등의 속임수를 쓰는지 물어보았는데 응답자의 82%가 그렇다고 답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67%의 골퍼가 골프를 속이는 사람들이 비즈니스도 속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거래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한 것이다.
흔히 골프를 신사의 스포츠라고 말하는데 자신이 심판관이 되어 규칙을 지키면서 플레이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 라운딩만 같이 해도 상대방의 도덕성이나 인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단지 이기기 위해 속이거나 룰을 어기는 것은 자신의 인격을 담보로 삼는 가장 위험한 거래이다. 그리고 속임수는 바늘도둑이 소도둑이 된다는 속담처럼 점점 커지고 중독성이 강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잘못된 선행조건
지난 2005년 주택시장의 불꽃이 최고조에 올랐던 때의 일로 기억된다. 한 고객이 친구의 소개로 개인 사무실을 찾았는데 기존의 고정 모기기를 이자만 내는 변동금리 모기지로 변경해서 현금 흐름을 향상시키고 에퀴티를 현금으로 인출해 투자하면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며 상담을 의뢰했다. 모기지 페이먼트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투자를 통해 10%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크게 흥분된 모습이었다. 또한 주위의 여러 사람들이 이같은 방법을 통해 큰 이득을 보고 있다는 말도 더했다. 필자는 위험성을 설명하고 강하게 반대했었다.
이 방법이 성공하려면 세 가지 전제조건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첫째, 당시처럼 이자율 특히 모기지 이자율이 늘 낮아야 한다. 그러나 이자율은 경제와 맞물려 오르기도 내리기도 한다. 둘째, 주택가격이 계속적으로 올라야 한다. 그러나 주택도 다른 에퀴티처럼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움직인다. 과도하게 가격이 오른 종목이나 상품은 반드시 조정을 받게 되는데 그 폭은 가격의 상승이나 하락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주택시장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지난 10여년간 주택 소유자의 소득이 오르는 속도보다 지나치게 빨리 상승한 데서 그 근본적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증권시장이 항상 올라야 한다. 물론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증권시장을 대표하는 S&P 500지수가 10.4% 이상 올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서브프라임 사태처럼 많은 사건들로 오르고 내리는 인내의 시간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어드바이스를 준 사람은 경험이 없었거나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기 위해 도덕성과 전문성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거래를 했을 것이다.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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