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노터데임대 첫 한국어 클래스
학교측 무관심에 인터넷으로 2년간 강좌
끈질긴 로비 벌여 올 가을 정식과목 채택
말보로중고 졸업 자넷 한씨
중부의 명문 가톨릭계 대학인 노터데임에 올 가을학기부터 정식 한국어 과목이 개설될 예정인 가운데 이 대학의 한국어 과목 채택 노력을 LA 출신의 한인 2세 재학생이 주도한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주인공은 LA의 사립 명문인 말보로 중·고교를 졸업한 자넷 한(21·한국명 혜진·사진)양. 그녀는 한국어 과목 개설 요구에 대학측에서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직접 주말 한국어 클래스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큰 인기를 끌어 결국 한국어가 이 대학의 14번째 정식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되게 만든 일등공신이 됐다.
한 양의 가족들에 따르면 그녀가 모국어에 대한 사랑을 키운 것은 고교 졸업 후 대학 입학을 1년간 미루고 전 세계 곳곳을 돌며 봉사활동을 하면서다.
태국에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 인도에서 ‘마더 테레사의 집’, 한국과 몽고에서는 천주교 불우 청소년 선도기관인 ‘돈보스코 청소년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모국어에 사랑에 불이 붙었다고 한다.
대학 생활을 시작한 뒤 한국어에 대한 학교측의 무관심에 실망한 한양은 직접 25명의 학생들을 모집해 인터넷을 통해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주말에는 유학생 부부를 강사로 초빙해 상급반도 운영하며 2년여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한국어 강좌를 이어나갔다.
학점이 인정되지 않는 비정규 강좌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배우려하는 학생들이 계속 몰려들었고, 한양도 끈질기게 정식 과목 채택 로비를 벌여 대학측이 마침내 이사회를 열고 올 가을 정규 과목 채택을 결정한 것이다.
노터데임대에서 영화와 중국어를 전공하고 있는 한양은 영어와 한국어는 물론 중국어, 몽고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정도로 뛰어난 언어구사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 최고 명문인 북경대학교에 1년간 교환학생으로 재학 중이다.
장래 영화 프로듀서가 꿈인 한양은 ‘한 엔지니어링’ 대표 한기명(55)씨와 호바트 초등학교 양호교사인 수 한(53)씨의 2남1녀 중 둘째다. 어머니 수 한씨는 “고등학교 4년 내내 틈틈이 파트타임으로 돈을 모아 졸업 후 해외 봉사활동 경비를 혼자 부담했을 만큼 똑 부러진 아이”라며 “평소 남몰래 봉사하기를 좋아했는데 앞장서 한국어 과목 개설을 이끌어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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