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은행가에 비상이 걸렸다. 멀쩡해 보이던 수백만달러 대출 어카운트가 어느 날 갑자기 연체 어카운트로 분류된다. 그러다가 손실로 처리된다. 줄줄이 쏟아지는 이 같은 부실대출에 한인 은행들은 패닉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99센트 스토어에 대부해 준 500만달러가 부실로 처리된다. 리커 매입과 관련해 370만달러를 대부했다가 사기성 대출임이 뒤늦게 발견돼 법정소송이 이루어진다. 수백만달러짜리 상업용 부동산 대출들도 잇달아 부실로 분류된다.
한인은행들은 지난 한해에만 2억2,690여만달러의 부실대출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무려 135% 이상 증가한 액수다. 그 부실대출이 올해 들어서도 계속 누적되면서 봄철 정기 감사를 앞두고 한인 은행들은 대출부실 방지 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저마다 부심하고 있다. 리커 매입과 관련해 370만달러의 사기성 대출사건에 휘말린 한미은행의 경우 올 초부터 50만달러 이상 대출에 대한 전면 내부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줄줄이 부실대출인가. 경기후퇴가 우선의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부동산 시장이 죽으면서 금융계는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인 은행의 경우 대출이 부동산에 치중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대출의 70% 이상이 부동산 관련이다. 그 결과 더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부실대출은 쌓이고만 있는 것이다.
‘인력관리와 시스템 부재’로 요약되는 한인 은행의 고질적인 내부문제도 부실대출 누적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성장위주의 양적 팽창만 추구해 왔다. 대출 실적만 강조되고 지점 수만 늘린다. 당연히 따르는 게 훈련된 인력의 부족에, 인건비 앙등이다. 그 결과 훈련이 안 된 인력들이 일선에 배치되면서 온갖 금융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은행 금고에서 수만달러의 현금이 사라진다. 체크 카이팅 사건이 발생한다. ‘인력관리와 시스템 부재’가 오퍼레이션 쪽에서는 이 같은 잦은 사고로, 그리고 대출부문에서는 부실대출로 표출된다는 지적이다.
호경기 때에는 문제가 노출이 잘 안 된다. 어려울 때 내부의 문제가 문제로 새삼 드러난다. 불경기는 문제 해결의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인 은행들이 현재 맞은 상황이 그렇다. 그 방법은 뼈를 깎는 자기 성찰을 통한 체질개선 밖에 없다. 지속적인 은행원 교육과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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