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일확천금을 좋아한다. 당첨될 확률이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보다 작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복권 액수가 커지면 판매업소 앞은 언제나 장사진을 이룬다.
그러나 정작 큰돈을 버는 방법은 매년 꾸준히 매출액을 늘리거나 일관성 있게 높은 투자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 미국 400대 부자 중 복권에 당첨돼 그 반열에 오른 사람은 하나도 없다. 거액에 당첨됐다고 좋아하던 사람들은 몇 년 후에 보면 재산을 흐지부지 탕진하고 제자리에 돌아와 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결국 거북이의 승리로 끝난다는 것이 인생의 진리다.
사망 일보직전까지 갔던 힐러리 클린턴이 4일 ‘미니 수퍼 화요일’ 경선에서 승리함으로써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전세가 바뀌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첫째, 언론 보도대로 힐러리가 과연 오하이오, 텍사스, 로드아일랜드 3개 주에서 승리했느냐부터 따져봐야 할 문제다. 텍사스 예선(primary)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이겼지만 현재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당원대회(caucus)에서는 오히려 큰 폭으로 뒤지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작 지명자를 결정하는 대의원 수다. 텍사스 예선의 승리로 힐러리는 65명의 대의원을 차지한 반면 오바마는 61명을 얻었다. 그러나 당원대회에 배정된 대의원에서는 오바마가 30대 27로 앞서가고 있다. 표 차가 더 벌어지면 오히려 오바마가 텍사스 전체대의원 수에서 이길 수도 있다.
‘미니 수퍼 화요일’ 경선에 총력을 기울인 힐러리는 실질적으로 고작 10명의 대의원을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진 것보다야 낫지만 이런 식으로 나가면 오바마가 가지고 있는 100명 대의원 리드를 넘어서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주말과 다음 주 있을 와이오밍, 미시시피 예선은 오바마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간신히 얻은 10명의 우위도 사라질 판이다. 거기다 힐러리 진영은 오하이오, 텍사스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선거 캠프도 지쳐 있고 수백만 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남은 12개 선거 대의원 싸움에서 힐러리가 오바마를 앞지르려면 유효표의 65%를 얻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선거로는 대의원 수를 따라잡을 수 없고 8월 전당대회에 참가하는 수퍼 대의원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데 이들이 민의를 뒤집고 유효 표에서 진 후보에게 몰 표를 줄지는 의문이다.
지금까지 투표 결과를 보면 힐러리는 지난 2월 ‘수퍼 화요일’ 경선에서 가주, 뉴욕, 매사추세츠 등 대형주에서 이김으로써 군소주에서 승리한 오바마를 물리쳤으며 4일 ‘미니 수퍼 화요일’ 경선에서 큰 주 오하이오, 텍사스 예선에서 승리해 역시 작은 주에서 11연패를 당한 열세를 소폭 만회했다. 힐러리가 토끼라면 오바마는 거북이인 셈이다. 4일의 승리로 사퇴 압력에서는 일단 벗어났지만 민주당 지명자가 되기까지 힐러리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어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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