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하브라 경찰국이 마이클 조씨 총격사망 사건의 장본인들을 업무에 복귀시킨 결정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지난해 12월31일 20대 한인청년 조씨가 경찰의 무차별 총격에 목숨을 잃은 사건은 우리에게 경악이었다. 반면 경찰국이 관련 경관들에 내린 조치는 유급정직 처분에 불과, 너무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 당시 정황상 혹시라도 경찰의 대응이 정당했을 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가능성에 우리는 흥분을 누르고 침착하게 검찰의 공정한 조사를 촉구해왔다.
이제까지 드러난 사실들로 볼 때 경찰의 공권력 남용 가능성은 점점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조씨 부검결과에 의하면 사건 당시 경찰들은 근접 거리에서 무려 13발의 총격을 가했다. 조씨는 그중 11발을 맞고 사망했다. 조씨의 행동 중 만에 하나 의심 받을 부분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정도의 총격은 지나치다 못해 잔인한 수준이다.
오렌지카운티 검찰의 조사에 이어 연방수사국이 자체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은 경찰의 대응 방식에 상당히 문제가 있었다는 반증이 된다. 이런 와중에 라하브라 경찰국이 관련 경관들을 슬그머니 일선업무에 복귀시켰다는 사실은 경찰국이 이번 사건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마이클 조씨 사건은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되어야 하고 그에 합당한 처분이 관련 경관들에게 내려져야 한다. 첫째는 조씨와 그 가족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이다. 억울한 죽음에 대한 책임 규명은 다 큰 아들을 잃은 부모의 원통함에 대해 사회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성의이다.
다음은 차후에 또 있을 지도 모를 억울한 희생들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경찰은 생명을 위협받는 위험한 상황을 수없이 감수하는 힘든 직업이다. 항시 과도한 스트레스에 눌려 자칫하면 과잉대응의 실수를 범하게 된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면 경찰국은 이를 토대로 경관들을 재교육, 다시는 유사한 비극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셋째, 진상규명은 치안당국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무고한 시민이 경찰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는데도 사건이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시민들은 그런 경찰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라하브라 경찰국이 이 시점에 관련 경관들을 복직시킨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고 본다. 검찰의 조사결과가 나온 후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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