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워의 다운타운이다. 자동차의 물결이 끊임없이 흐른다. 그 차량의 물결에서 한 승용차가 갑자기 궤도를 난폭하게 이탈한다. 그리고는 길가에 서 있는 차들을 잇달아 받는다. 그 중 한 대가 충돌의 여파로 튕겨나가 신호등을 들이받으면서 불길에 휩싸인다. 그 사고로 한 명이 죽고 세 명이 다쳤다. 술을 마시고 낸 사고가 아니다. 갓 스무 살의 한인 박지영양이 낮에 마약을 복용하고 차를 몰다가 사고를 낸 것이다.
음주운전만이 문제가 아니다. 마약운전이 더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 관계기관 조사에 따르면 최근 들어 마약복용 운전사례가 늘면서 그 피해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주로 한밤중에 발생하는 음주운전과는 달리 마약운전은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만큼 더 비극적일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 마약운전이 이제는 더 이상 강 건너 불이 아니다. 한인 타운에서도 그 사례가 드물지 않아서다. 50대 한인 여성이 차를 몰다가 인도로 뛰어들어 많은 사상자를 냈다. 2년여 전의 일이다. 이 경우 역시 50대 한인 여성은 마약복용을 한 상태에서 차를 몰았던 것이다,
‘마약운전으로 수명의 인명이 희생된다’-이런 끔찍한 대형사고가 발생해 문제가 표면에 드러나기까지 그 배후에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마약상용자가 있게 마련이다. 또 수많은 유사사건이 발생해온 것으로 보아야 한다. 이런 사실을 감안할 때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 중에도 일각일 수 있다. 그만큼 마약이 한인사회 전반에 스며들었다는 단적인 증거다.
마약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한인 청소년 마약 사용률은 10%가 넘어 아시아계 가운데 가장 높다. 한인 추방자 중 가장 많은 케이스가 마약관련 범죄자다. 한인 관련 범죄 중 90% 이상은 마약관련 범죄다. 마약이 무서운 속도로 범람하고 있고 특히 10대 청소년들은 무방비 상태로 마약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통계들이다.
문제는 그 대처방안이다. 마약관련 대형사고가 난다. 그러면 잠시 관심을 갖는다. 그리고 이내 잊는다. ‘내 자식만은 결코 마약에 손대지 않을 것이라’는 맹신과 함께. 마약전쟁은 장기 소모전이다. 꾸준한 관심과 대처만이 그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 커뮤니티가 마약퇴치에 다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