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d Date’ 또는 정치판에서나 나올 것 같은 ‘코드 맞추기’가 요즘은 어디에서나 빠지는 곳이 없다.
남녀 사이 뿐 아니라 직장의 상하 조직에서도 그렇고 모든 사람의 만남에 등장을 하기에 ‘코드를 맞추어 보기’에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 에이전트가 처음 손님을 만날 때에도 서로 상대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기 위해 애를 쓰고 맞선 자리에서도 남녀가 공통점을 찾느라고 노력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재미있는 것은 그 날에 상대가 입고 있는 복장이 마음에 안 들어서, 전화하는 매너가 싫어서 소위 ‘코드가 안 맞는다’고 하는 분들도 있고 자신이 원하는 식당과 전혀 다른 입맛에 또 ‘코드가 안 맞는다’고 하기도 한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상대를 탐색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정작 본론보다는 서로의 성격이나 취향을 맞추어 보느라고 정신이 없다.
안타까운 것은 그 탐색 때문에 본론에도 들어가 보지 못하고 서로의 기회를 놓치는 데에 있다.
얼굴도 보지 않은 상태에서 잘 작성되고 서명까지 마친 계약서가 있지만 막상 상대방의 얼굴을 보니 모든 믿음이 사라지고 기분이 나빠져서 에스크로를 오픈하지 않겠노라고 하는 일도 있어서 아연 실색하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대체 얼마나 혐오감을 주는 모습이기에, 아니면 매너가 몹시 나쁜 해프닝이 있었는가 놀라보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 곳에서 원인이 있다.
회계 장부를 보여주는 그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는 둥, 세상에 비즈니스는 혼자 가진 것처럼 거드름을 피웠다는 둥, 코드가 안 맞는다고 불평하는 바이어가 많다.
그런가하면 남의 멀쩡한 비즈니스를 마치 하찮은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몹시 불쾌하다는 둥, 세금 감사관처럼 매상 점검을 하는 모습이 정말 어처구니없다고 상대하기 싫은 바이어라고 또 코드가 안 맞는다고도 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10수년 전만해도 타운은 물론 인근 상업용 건물들의 대부분의 주인은 주류 타인종인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리스에 대한 많은 기대를 할 수 없었던 터라 사업체의 리스에 대한 욕심나는 조건이나 옵션에 대한 요구를 하거나 건물주와의 협상을 별로 기대하기 어려웠다 .
“지붕도 좀 수리해 주면 좋겠는데…” “간판을 좀 바꿔줘야지 원…” 등의 감히(?) 요구를 한다는 것이 어려웠으나 요즘은 정말 많이 변하였다.
리스를 주는 측이나 받는 측이나 기대하고 욕심내는 일도 많아졌다.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처음 건물주와의 인터뷰에도 갖추어야 하는 여러 가지 서류보다는 건물주와의 코드를 맞추어 보느라 또 사단이 난다.
“같은 민족이 더 무섭네” ”나중에 내가 팔 때에도 골치 아프면 어쩝니까?” 사실 같은 한인이 아니었다면 리스의 까다로운 조건과 비용에 별 이의가 없던 일이지만 사람 마음이 그게 아니다.
감정적으로 매사를 접근하고 단정해버리기보다 냉정하고 좀 더 객관적으로 처리하는 우리의 문화가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오늘 너무 한가한 가게가 내일도 손님이 없으라는 법은 없다. 또는 때아니게 사람들이 북적거려 즐거운 비명이 다음 날도 이어지리라 기대하는 것도 어리석다. 코드를 맞추어 보느라고 정작 점검되어야 할 사항들이 혹 지나치는 일은 없는지, 귀동냥에 눈까지 어두워지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첫 인상’이 좋으면 매사가 일사천리가 되는 우리의 인정어린 마음이 상처가 받는 일도 항상 안타깝다.
jae@primaescrow.com
(213)365-8081
제이 권 <프리마 에스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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