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라하브라 경찰의 무차별 총격으로 숨진 마이클 조씨의 사망 당시 상황과 관련한 사실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조씨 부검 결과 그는 가까운 거리에서 무려 13발의 총격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11발이 몸을 관통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로 충격적인 일이다.
경찰은 과잉대응의 논란을 피하기 힘들어 졌으며 실제로 경찰이 그처럼 잔인하게 행동해야만 했는가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사건 현장에 놓여져 있는 공정수사 촉구 서명서에 지난 1주 동안에만 100명이 넘는 라하브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서명했으며 일본계 민권단체인 ‘일본계 미국시민 연맹’도 라하브라 경찰국에 보낸 서한을 통해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라하브라 경찰의 대응에 대해 일선 경찰 관계자들조차도 “지나쳤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LA 경찰국의 베터런 경관들은 “총기사용은 최후의 수단이며 그 이전에 전기 충격기 등 수없이 많은 제압 방법과 전술이 있다”며 라하브라 경찰의 대응에 문제점이 있었음을 지적한다.
마이클 조씨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일에 현재 한인사회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무적인 현상은 이같은 움직임이 단체와 세대를 뛰어 넘어 하나 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오렌지카운티 한인회와 한인 변호사협회, 그리고 조씨의 친구들이 만든 ‘마이클의 친구들’과 UCLA 한인동문회 등 여러 단체들이 라하브라 경찰국 앞에서 대규모 촛불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또 UCLA 동문회는 별도의 교내 촛불시위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시위는 조씨 비극을 한 인종과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보편적 문제로 부각시켜 주류 사회의 관심을 환기 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씨의 억울함을 풀어 주기 위해서라도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진상 규명의 진정한 의미는 이같은 비극의 희생자가 또 다시 나오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 일부 지역 경찰국들은 대치상황에서의 대처 방식 미숙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따라서 이번 진상 조사 결과는 이런 경찰국들의 지침과 경찰 교육을 재검토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조씨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일이라 생각한다.
당국은 진상조사가 마무리 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 만큼 한인사회도 반짝 관심과 흥분에서 벗어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지속적으로 공정한 조사를 촉구하는 인내를 보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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