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에서 언제 어디를 가도 늘 빠지지 않는 것이 신청서(application)를 작성하는 것이다.
집을 살 때에도 융자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고, 사업체를 구입하느라고 리스를 하려 해도 반드시 리스 신청서를 작성해야만 한다.
심지어 병원에 처음 가도 제일 먼저 내미는 것이 빡빡하게 기입해야 하는 환자용 차트인 것은 늘 마찬가지이다.
에스크로 손님들 중에는 아직 많은 분들이 이민 1세들이고 생업에 종사하느라 서류업무에 익숙하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어서 다양하고도 복잡하기 짝이 없는 여러 신청서들을 대할 때마다 누군가를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삼고자 노력한다.
대형 샤핑몰의 리스 신청서에는 그야말로 일류 대학에 진학하는 것만큼 방대한 서류를 요구하기 때문에 전문 변호사의 협조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또 간혹 신청서와 함께 신청인의 이력과 경력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요구하기도 하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ABC 라이선스를 신청할 때에도 바이어는 주류 통제국에 라이선스 이전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는데 여느 다른 양식에 비해 건물 안팎의 그림까지 요구하므로 다소 복잡하게 느껴진다.
“잠깐 상의 드릴 일이 있어서 들르면 안 될까요?” 혹은 “신청서가 뭐 잘못된 것이 없나 좀 체크해 주시면 좋겠는데”
그러고도 대부분의 손님들은 엄두가 나지 않는 신청서를 그대로 들고 처음 이름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당혹감을 느끼게 한다.
어떤 신청서이든, 어느 기관에 제출될 것이라고 해도 공통적으로 맨 마지막 부분에 있는 서약에 반드시 명기되어 있는 것은 ‘위의 모든 사항은 사실과 다름이 없음’이라고 하는 사항이다.
‘실수’는 용서받을 수 있어도 ‘거짓말’을 가장 수치스럽고 죄악시하는 것은 미국 사람들의 특성이며 이는 과거 대통령들의 거취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자신의 재정에 대한 조항을 기입할 때에도 현재의 있는 그대로를 기록하면 된다.
체킹 어카운트나 세이빙 어카운트의 넘버와 평균 밸런스를 기록하고 미국의 입국 날짜와 시민권 혹은 영주권 넘버를 정확하게 기입함으로써 조회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대개 은행구좌에 대한 정보는 그 자금의 출처에 대한 추정을 위한 경우가 많은데 한꺼번에 대량 입금이 되거나 송금을 받은 경우라면 그 사유를 자세히 적거나 첨부하면 된다.
예를 들어 자신의 투자용 콘도를 팔아 그 자금으로 리커스토어를 구입한다면 콘도를 매매한 클로징 스테이트먼트를 참고로 준비하여 후에 인터뷰 때 ABC 직원의 요구에 대처할 수 있다.
꼼꼼히 한국에서 땅을 팔아 송금이 들어온 송금 입금서 같은 서류도 준비하는 것이 자금에 대한 오해를 받지 않는 지혜로운 길이다.
사업체의 디아그램은 외관과 실내가 있는데 사업체가 있는 길을 표시하고 크로스 되는 길을 표시하기만 하면 된다. 실내 디아그램은 가게의 입구와 출구를 표시하고 화장실과 금전 등록기가 있는 곳을 정확하게 표시하여야 한다.
이는 후에 업체 단속을 위해 요긴(?)하게 쓰이는 자료가 된다. 테이블과 의자까지 자세하게 그림을 그릴 필요는 없다.
아이들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쓰고 지우고 다시 써야 하는 일이 있어서 신청서가 사실 구멍이 나려고 할 때가 있다.
심사관들 눈에 당연히 곱게 보일 리가 없다. 사본을 이용해 드래프트를 쓰고 정성으로 다시 쓰던지 깨끗하게 타이프를 치는 성의가 늘 수훈감이 된다.
학교 다닐 때 매일 뺀질뺀질하게 놀면서도 리포트 기가 막히게 써내는 친구들을 보면 얄밉게도 그 정성이 반이다.
제이권
<프리마 에스크로>
jae@primaescrow.com
(213)365-8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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