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보고 시즌이 되면 어떻게든 줄여서 보고하려는 떼를 쓰는 고객들 때문에 한인 세무 전문가들은 홍역을 앓는다.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들은 대부분 세금을 적게 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고, 직장인들은 환급을 많이 받도록 해달라며 조르기 일쑤다. ‘무조건 세금을 줄여달라’는 고객들은 기피 대상 1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인회계사는 “벤츠 등 최고급 차량을 타고 와서 저소득층을 위한 EITC(Earned Income Tax Credit)를 신청하는 것을 보면 한심한 생각까지 든다”고 털어놓았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는 세금보고와 관련된 자료를 꼼꼼히 챙기기라도 해야 하는데 이것조차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세금을 줄여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플러싱의 L 공인회계사는 기본적으로 은행 계좌 내역서와 각종 공제용 영수증 등도 제대로 갖고 있지 않으면서 절세를 해달라는 것은 불법으로 세금을 줄여 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매년 이런 무책임한 고객 때문에 속을 끓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 말한다.이같은 현상은 경기가 안 좋을수록 이같은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고 한인 세무 전문가들은 입
을 모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정확하게 세금보고를 함으로써 오히려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한인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적게 내면 좋다는 생각에서 변칙적인 세금보고를 했던 한인 자영업계들이 연방국세청의 세무감사에 적발되는 일도 적지 않은 탓도 있지만, 최근에는 낼 것은 내고, 받을 것은 받자는 생각 자체의 변화도 눈에 많이 띈다는 것.
문주한 공인회계사는 “탈세보다는 절세를 통해 세금을 절약하자는 분위기”라며 기부금이나 학자금, 공제 사항 등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납세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세무감사가 매년 강화되는 것도 이같은 절세 분위기에 도움을 주고 있다. 세무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세금에 대한 감사 기준이 엄격해 지고 있다. 특히 특정연도에 탈세 혐의를 받았을 경우 해당연도 전후로 1년씩 총 3년치에 걸쳐 감사를 받아야 함은 물론, 벌금과 그동안 내지 않은 세금과 이자까지 물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강성화 공인회계사는 “무조건 세금이 줄어들길 바라는 것 보다는 평소 관련 서류와 자료 등을 꼼꼼히 준비, 합법적인 선에서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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